3200만원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로 글로벌 시장 공략 본격화
이탈리아 이어 뉴욕·두바이·상하이 등에서 연내 론칭쇼 예정

지난 31일(현지시각) 오후 8시 이탈리아 밀라노 카사 아텔라니(Casa Atellani). 이곳은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최후의 만찬’을 그리며 거주했던 곳으로 유명하다.

국내 안마의자 업체 1위 바디프랜드와 이탈리아 슈퍼카 람보르기니가 협업한 신제품 ‘LBF750’와 ‘LBF520’이 이곳에서 처음으로 대중에 모습을 드러냈다. 지난해 5월 바디프랜드와 람보르기니가 브랜드 제휴 계약을 맺은 지 1년만의 성과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세상에 없는 아이디어를 내놓았던 다빈치의 정신을 계승하겠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바디프랜드는 이번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출시를 위해 연구개발·디자인·생산에 총 3000만달러(320억원)를 투자했다. 지난해 순이익 절반 이상을 연구개발(R&D)에 쓴 셈이다.

바디프랜드의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LBF750.

바디프랜드는 슈퍼카에서 따온 강렬한 디자인과 혁신적인 마사지 기능, 이탈리아 명품의 감성을 담은 하이엔드(고급) 안마 의자를 통해 글로벌 상위 3% 부유층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날 론칭쇼를 찾은 안토니오(39)씨는 "몸이 녹아드는 듯해 의자에서 일어나기가 힘들다"며 "마음 같아선 집에 한 대 가져가고 싶다"고 했다.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는 “바디프랜드를 ‘누구나 갖고 싶은 제품’으로 만들어 한국보다 100배 큰 해외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 람보르기니 디자인, 바디프랜드 기능 접목한 3000만원 ‘명품 안마의자’

이날 선보인 람보르기니 안마의자는 두 종류다. 하이엔드 모델인 신제품 ‘LBF750’과 기존 렉스엘 플러스(LEX-L PLUS)에 람보르기니 디자인을 이식한 ‘LBF520’이다. 가격은 LBF 750이 3만달러(3200만원), LBF520이 1만8000달러(2000만원)다. 기존 바디프랜드 최고급 제품인 ‘파라오S(725만원)’의 3~4배에 달하는 금액이다.

이 제품은 디자인과 기능성에 초점을 맞춘 것이 특징이다. 디자인 모티브는 람보르기니 슈퍼카 아벤타도르(Aventador)와 우루스(Urus)에서 따왔다. 외관은 람보르기니 특유의 깎아지른듯한 ‘커팅 엣지’를 연상시킨다. 색상은 람보르기니 차량에 사용하는 빨강·검정·노랑·파랑을 그대로 적용했다.

5월 31일(현지시각) 이탈리아 밀라노 카사 아텔라니(Casa Atellani)에서 열린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론칭쇼에서 발표하는 박상현 바디프랜드 대표.

의자는 람보르기니 차량과 같이 몸을 감싸주는 형태의 ‘버킷시트’다. 조작부도 람보르기니 차량의 특징적인 버튼 방식을 적용했다. 100W의 출력을 자랑하는 오디오에선 전원을 켤 때 람보르기니 차량 시동음을 들을 수 있다. 안마의자 조작은 스마트폰을 연상시키는 별도의 리모컨을 통해 가능하다. 리모컨 후면에는 심박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센서가 있어 스트레스 수치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LBF750은 기존 최고급 제품 파라오S의 15가지를 넘어서는 19가지 자동 안마 프로그램과 4가지 스페셜 안마 기능을 담았다. 스페셜 안마는 강하고 빠른 안마를 제공하는 슈퍼카 마사지, 인지력을 향상시키는 브레인 마사지, 스트레스를 줄여주는 힐링마사지, 불빛으로 심리적 안정을 유도하는 라이팅 테라피 등이다. 바디프랜드 관계자는 “모두 6명의 의사가 재직하는 자체 메디컬R&D센터에서 임상으로 입증됐거나 특허 등록된 기능”이라고 강조했다.

◇ 8년만에 매출 200배...‘디자인 안마의자’로 세계 시장 공략

바디프랜드는 그동안 차별화된 디자인으로 성장가도를 달려왔다. 회사 설립 초기인 2009년 바디프랜드는 보유 현금의 대부분인 1억원을 들여 디자인 컨설팅 업체 이노디자인과 계약을 맺었다. 기존 칙칙한 느낌의 안마의자를 벗어난 디자인의 ‘아이로보’, ‘팬텀’ 등은 시장의 폭발적인 반응을 얻었다. 2009년 매출 50억원, 영업이익 2억원에 불과하던 바디프랜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4129억원, 영업이익 833억원을 기록하는 국내 안마의자 업계 1위 업체로 발돋움했다.

바디프랜드의 람보르기니 안마의자 ‘LBF750’을 체험중인 이탈리아 현지 론칭쇼 내방객.

바디프랜드는 람보르기니의 특징적 디자인을 디딤돌 삼아 해외 시장에 본격 진출한다. 이탈리아를 시작으로 올해 안에 미국 뉴욕, 두바이, 중국 상하이 등지에서 론칭쇼를 갖고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충청남도 공주에 연간 생산량 2만대 규모의 공장을 설립했다. 이 공장은 이달부터 본격 가동한다.

박 대표는 “기존 중국 생산으로는 세계 최고의 품질을 지닌 제품을 만들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람보르기니 안마의자가 글로벌시장에서 K-헬스케어를 이끄는 첨병 역할을 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