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I(한국개발연구원)는 4일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를 발간했다. 작성자는 최경수 KDI 인적자원연구부장(선임연구위원)이다. 이번 보고서의 메시지는 간결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은 고용시장에 큰 영향이 없다 △하지만 '최저임금 시급 1만원' 공약을 지키기 위해 2019~2020년 연 평균 15.3%씩 최저임금을 올릴 경우 최대 24만명의 고용 감소가 예상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KDI가 올해 최저임금 인상(16.4%)이 고용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다고 분석한 근거는 무엇일까. 최 선임연구위원은 "이론 모형에서 최저임금 인상 관련 고용인원 감소 추정치는 3만6000명~8만4000명 선으로 상대적으로 소규모인 데다 4월까지 고용동향에서는 최저임금 관련 고용인원 축소가 크게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먼저 추정치를 도출하는 데 사용된 사료가 신뢰성이 있느냐는 지적이 나온다. KDI는 이번 보고서에서 최저임금 인상이 고용시장에 미치는 충격(shock)을 임금 중간값(가장 높은 값부터 크기 순으로 나열했을 때 한가운데 위치한 값) 대비 최저임금 비율의 증가폭으로 잡았다(최저임금 변화/임금 중간값).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 변화가 중요하다는 가정이다. 또 최저임금의 상대적 수준 변화에 따른 취업자 증감 수준(탄력성)는 미국, 헝가리 등의 과거 사례에서 따왔다. 탄력성은 최저임금 근로자 비율이 5%인 미국은 낮고, 20%인 헝가리는 높다.

문제는 추정 산식 내에서 분모로 쓰인 임금 중간값이 실제 임금보다 높다는 점이다. 고용노동부가 작성하는 '근로실태조사'가 5인 이상 사업장만 대상으로 삼고 있어 임금이 낮은 1~4인 사업장이 누락됐기 때문이다. 2016년 기준 임금근로자 1450만명 가운데 1~4인 사업장에서 일하는 사람은 14.2%(213만명)에 달한다. 그리고 이들의 평균 임금은 월 174만5000원으로 5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 평균 임금 332만3000원의 54.0%에 불과하다.

고용부 관계자는 "1~4인 이상 사업장 근로자까지 포함할 경우 평균 임금이 많이 내려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령 지난해 기준 전체 평균 임금은 301만원으로 5인 이상 사업장 평균보다 9.6% 낮은데, 이를 감안해 중간값을 조정할 경우 고용 감소 영향은 KDI보다 11%가량 늘어난 4만~9만3000명에 달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또 최저임금 인상으로 영향을 받는 근로자 비율이 올해 18.0~23.6%로 사실상 헝가리 수준(20%) 이상인 것도 논란거리다. 헝가리는 2000~2004년 최저임금을 60%(실질 임금 기준) 인상했는데, 당시 임금근로자 고용은 2%(5인 이상 사업장 기준) 감소했다.

올들어 4월까지 통계를 가지고 고용감소폭이 크지 않다고 주장하는 것도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보고서는 2018년 2~4월 취업자수 고용인원 증가를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서 인구 감소, 제조업 구조조정 효과를 언급했다. "인구효과를 감안한 고용 감소 효과는 7만명"이라는 게 보고서의 주장이다. 그리고 대신 최저임금 근로자가 많은 14~24세 남녀와 50세 이상 여성 근로자의 고용 변화를 봤을 때 취업자수가 줄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서는 "산업별 고용 효과를 따로 보지 않았을 뿐 아니라 경기 순환이나 정부 재정 지출 효과도 언급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4월 현재 여성 취업자 증가(전년 동기 대비)는 11만1000명인데 같은 기간 '공공행정, 국방 및 사회보장행정'과 '보건업 및 사회복지 서비스업'의 증가폭은 총 12만2000명에 달한다. 공무원과 사회복지 인력 채용이 늘어난 게 여성 취업자 증가로 이어진 주요 변수로 거론되는데 이 변수를 고려하지 않았다. 또 2016년 말까지 하강국면이었던 경기가 2017년초 되살아난 것도 감안하지 않았다. 경제학에서 흔히 이야기하는 '통제(control·분석 대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외부 요인을 제거하는 )'를 경기 순환에 대해서는 하지 않은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