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치과 협상 결렬로 5곳만 합의…평균 인상률 2.37%
"최저임금은 16.4% 올리고 수가는 2% 인상하면 인건비는 어떻게 감당하나요!" "정부 정책 협조 결과가 이 숫자라니, 처참합니다."
정부의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 이른바 '문재인 케어' 추진과 함께 시작된 첫 수가 협상은 정부와 의료계 간의 갈등의 골을 심화시킨 채 마무리됐다. 보건 당국은 협상테이블에 오른 7개 의약단체 중 5곳과는 합의를 이끌어냈으나, 의사협회(의원급)와 치과협회(치과) 등 2곳과는 협상에 실패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과 7개 의약단체 간의 '2019년도 유형별 수가(환산지수) 체결을 위한 협상'은 지난달 31일 시작해 자정을 넘겨 1일 새벽 3시가 지나서야 마무리됐다. 합의된 내년도 수가 평균 인상률은 2.37%로, 9758억원의 추가 재정이 필요하다.
이번 수가협상은 예년보다 더 험난했다. 문재인 케어 추진과 건보 재정 7년 연속 흑자, 총 20조8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흑자를 둘러싸고 정부(가입자) 측의 재정악화 우려와 의약단체(공급자)의 기대가 충돌하면서 난항을 겪었다.
공급자 단체 사이에서도 희비가 엇갈렸다.
한방(3%)과 조산원(3.7%), 약국(3.1%)은 건보공단이 제시한 3%대의 인상률에 합의했다. 이에 따라 한의원의 내년 외래초진료는 올해보다 380원 오른 1만2890원으로, 환자 본인부담액은 100원 오른 3800원이 된다.
반면, 병원급, 의원급과 치과계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의사협회는 정부가 의원급에 제시한 2.7% 인상안에 강하게 반발했고, 치과협회 역시 2.1% 인상안을 거부했다.
의사협회는 건강보험정책 최고의결기구인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 탈퇴를 선언하고, 의사총파업까지 예고했다. 최대집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건보공단 측이 도저히 말도 안되는 인상률을 제시했다"며 "이는 의료계를 기만하는 처사로,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다.
협상 결과가 나오자 이동욱 경기도 의사회장은 "최저임금 16.4%올리고 2.8% 수가인상하면 인건비는 어떻게 감당하느냐"며 토로했다. 그는 "국민들 앞에서 '문 케어' 추진으로 그동안의 저수가에 대한 적정수가를 주겠다더니 원가 이하의 수가를 일방적으로 강요하고 있다"면서 "이번 협상으로 정부가 적정수가 의지는 없음이 확인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마경화 대한치과협회 수가협상단장은 "상상 이하의 숫자를 제시 받았다"면서 정부의 보장성 확대 정책에 가장 적극적으로 협조하고 보조를 맞춘 결과가 참담하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책적 배려가 전혀 없는 처사로, 앞으로 치협이 보장성 확대 정책에 협조해야할지 의문이며, 처음부터 다시 생각해봐야할 것"이라고도 말했다.
병원협회의 경우 6년만에 최고치인 2.1% 수가 인상률에 합의했으나, 병원계에 닥친 현실에 비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는 입장이다. 지난 1월 선택진료비 폐지, 4월 시행된 상복부 초음파 급여화 등 정부 정책으로 병원의 이익은 줄고 손실은 커진다는 게 병원계의 주장이었다.
박용주 병원협회 수가협상단장은 협상체결 후 "회원 병원이 기대하는 수치에 미치지 못해 죄송하다"며 "향후 보장성 강화 정책 추진에있어 수가 부족분이 반영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박 단장은 "병원경영이 정상화돼야 의료의 질 향상과 환자안전에 세심한 배려를 할 수 있다"고 토로했다.
당초 목표인 7개 의약단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정부 측도 난색을 드러냈다.
강청희 국민건강보험공단 급여상임이사(수가협상단장)는 "전년 대비 의료물가 상승, 진료비 증가율 감소 등을 감안해 전년도보다 높은 수준으로 결정됐다"며 "공단은 환산지수 외부 연구용역 결과에 기반해 의료물가, 소비자 물가 지수 등 요양기관의 비용 증가를 반영하되 재정상황 및 국민 부담 능력 등을 고려해 협상을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수가계약을 통해 공급자와 2주간 만나면서 공급자의 현안 사항을 들을 수 있었으며 수가제도 및 건보제도의 발전을 위해선 소통체계 활성화가 필수적이며 앞으로 적극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1일 재정운영위원회가 심의·의결한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계약 결과는 8일 열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건정심)에 보고된다. 건정심에서 결렬된 의원과 치과의 환산지수를 국민건강보험법에따라 6월 중에 결정하고 이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2019년도 요양급여비용 명세를 최종 고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