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지식재산권(Intellectual Property·IP) 담보 대출을 활성화하기 위해 IP 담보 회수지원기구를 설립하거나 그 기능을 민간 등에 위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인 가운데 출연금을 은행권과 절반씩 공동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31일 특허청 고위 관계자는 "은행권과 공동으로 IP 담보 회수지원기구에 출연할 예정이다"라며 "은행권이 초기에는 정부 출연금 비중을 높여달라고 요청하고 있어 세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국내 동산의 가치는 600조원에 이르지만, 실제 담보로 잡힌 규모는 2000억원에 불과하다"며 "동산담보 대출을 활성화해 중견·중소기업의 자금난 해소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회수지원기구는 은행이 IP를 담보로 대출을 내준 기업이 부실화하면 해당 기업의 IP를 약정된 가격에 매수한 뒤 라이선싱, 재매도 등을 통해 수익을 창출하게 된다. 회수지원기구가 은행으로부터 IP를 얼마에 사들일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지만 대출시 측정된 IP 가치의 최대 50% 수준에서 매수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회수지원기구 운영 방안으로는 크게 두 가지가 논의되고 있다. 해당 업무를 할 수 있는 민간업체 또는 공공기관을 선정해 출연금을 위탁하는 방안과 관련 조직이나 기구 등을 신설하는 방안이다.

특허청 관계자는 "정확한 출연금 규모는 3분기 중 확정될 것"이라며 "IP 담보 대출 및 IP 거래 시장 활성화 정도에 따라 매해 출연금은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IP 담보 회수지원기구 설립이나 그 기능에 대한 민간 위탁이 논의되고 있는 것은 IP가 다른 동산(動産)과는 달리 담보물로서 역할을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IP를 보유한 기업이 파산하거나 폐업하면 그 가치가 대출시 평가액의 10분의 1 수준까지 떨어진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그동안 은행들은 IP 담보 대출을 꺼렸다. IP 가치가 하락하는 것도 문제지만 IP 거래 시장이 활성화되지 않아 담보로 잡은 IP로 자금을 회수하기도 어렵기 때문이다.

IP 회수지원펀드 실적이 저조한 것도 IP 담보 대출이 활성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허청에 따르면 지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설정된 총 960억원 규모의 벤처지원펀드 중 100억원은 IP 회수지원을 위해 설정됐는데, 현재까지 실적은 35억3000만원에 불과하다.

금융당국은 IP 담보 대출이 활성화하면 중소기업 대출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 담보대출 비중이 낮아지고, 중소기업 역시 금리 인하 혜택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허청 관계자는 "회수지원기구는 정부가 은행의 IP 담보 대출 리스크를 분담하겠다는 것"이라며 "IP 가치 평가 비용도 50% 지원하기 때문에 지금보다 대출이 활성화할 여지가 크다"고 했다.

은행권 관계자도 "회수지원기구에 은행권도 출연금 절반을 내기 때문에 은행들이 IP 담보 대출에 지금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