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경고음이 잇달아 나오는 상황이지만, 공공택지에 나오는 공동주택용지는 완판을 이어가고 있다. 입지가 나쁘지 않은데다 앞으로 나올 택지가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에 따르면 올 들어 이 날까지 전국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는 20개 필지 89만1732㎡였다. 이중 90%에 달하는 18개 필지 83만1202㎡가 이미 주인을 찾았다.

올해 4월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1개 필지에 207개 기업이 몰린 평택고덕지구 조감도.

경쟁이 가장 치열했던 곳은 지난 4월 공급된 시흥장현지구 C3블록이었다. 246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면적은 2만241㎡로, 전용 60~85㎡ 258가구와 85㎡초과 87가구 등 총 345가구를 지을 수 있는 땅이다. 공급가액은 475억원이다.

같은 시기 신청을 받은 평택고덕지구 A22블록 4만5989㎡ 역시 207개 기업이 추첨에 참여했다. 전용 60~85㎡ 초과 658가구를 지을 수 있는 1108억원짜리 땅이다.

4월부터 인천검단지구에서 공급된 공동주택용지 5개 필지 25만5673㎡도 모두 100대1의 경쟁률을 넘기는 등 인기를 끌었다. 최고 경쟁률을 보인 곳은 이달 공급된 AB12블록 1만9503㎡으로, 193대1을 기록했다. 매각가는 486억원으로, 최고 30층, 전용 60㎡이하~85㎡ 478가구를 건립할 수 있는 부지다.

수도권 뿐 아니라 지방에서 나오는 땅도 인기를 끌고 있다. 이달 경북 경산하양지구에서 공급된 A7블록(2만8154㎡·617가구)에는 95개 업체가 몰렸고, 최근 공급된 760가구짜리 대전 대덕과학벨트거점지구 A3블록 4만1451㎡도 70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939가구를 지을 수 있는 대전 계룡대실지구 3블록(4만1404㎡)은 추첨이 아닌 최고가를 쓰는 업체가 땅을 가져가는 경쟁입찰 방식이었는데, 공급 예정가격(276억원)보다 141억원이 많은 417억원에 낙찰됐다.

최근 전국적으로 입주물량이 늘면서 아파트값이 뒷걸음질치는데다 신규 분양은 서울 등 일부 지역에서만 성공하는 상황인데도 공동주택용지를 둘러싼 사업자들의 경쟁이 여전한 것이다.

건설업계에서는 글로벌 금융위기 등 시장에 큰 타격을 줄만한 요인이 별로 없고, 택지 희소성이 워낙 큰 것을 이유로 꼽는다. LH가 공급하는 공동주택 땅은 도로 등 인프라를 잘 갖추고 있어 입지가 웬만하면 좋은 편인데, 2014년 이후 정부가 공공택지지구 추가 지정을 중단하면서 공급이 점점 줄고 있다는 점도 영향을 줬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주거복지 로드맵을 발표하면서 공공택지 개발을 재개한다는 방침을 밝혔지만, 아직까지 세부 밑그림은 나오지 않아 불확실성이 여전하다.

김민형 건설산업연구원 선임 연구위원은 "입지가 좋은 곳은 그 외 지역과 대체가 불가능하다는 토지의 특성을 고려하면, LH가 공급하는 택지 희소가치가 큰 만큼 일단 확보하고 나중에 분양해도 된다는 건설사들이 상당수일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