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이하 사추위)가 사장 후보 지키기에 나섰다.

최종 후보로 선정된 김형(62) 전 포스코건설 부사장의 자격 미달 논란이 인지 하루 만에 사추위가 관련 의혹을 모두 반박하는 자료를 내며 부실 인사 검증이라는 의혹을 차단하기 위해 나선 것이다.

하지만 대우건설 노조는 곧바로 사추위의 주장을 다시 반박하며 팽팽하게 맞서고 있다. 노조는 "산업은행과 사추위의 밀실야합에 이은 어설픈 해명에 대우건설 노동조합과 임직원은 분노한다"고 밝히며 사장 선임 절차를 중단하고 사추위도 다시 꾸리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사추위, 논란 하루 만에 해명자료 내

대우건설 사추위는 21일 김형 후보와 관련된 의혹을 모두 부정하는 반박 자료를 냈다. 김 후보자가 현대건설 재직 시절 공직자에게 뇌물을 준 혐의에 대해 사추위는 "당시 검찰 조사를 받았지만, 무혐의가 인정돼 기소된 사실이 없었던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또 "김 후보자가 삼성물산 부사장 재직 당시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의 책임자이며, 서울지하철 9호선 싱크홀 사건에 책임을 지고 물러난 이력이 있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는 저가 수주로 삼성물산이 1조원 가까운 손실을 본 사업이다.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에 있는 대우건설 본사.

앞서 노조는 "김형 후보자가 대우건설 사장 후보로 부적절하다"며 이런 의혹들을 제기했다. 노조는 "산업은행이 밀실야합으로 사장선임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며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즉각 중단하고 지금까지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전면 재검토하라"고 주장했다.

◇계속되는 인사 논란에 사추위 이례적인 움직임

사추위가 사장 후보 논란 하루 만에 보도자료를 내며 기존의 논란을 조목조목 반박한 건 이례적이다. 2016년 8월 박창민 전 사장이 최종 후보자로 선정됐을 당시에도 논란이 있었지만, 사추위가 해명까지 하는 일은 없었다. 박 전 사장은 최종 후보 선정 한 달 전인 7월 20일 최종 후보에서 한 차례 떨어졌지만, 다시 최종 후보자로 선정되며 '정권 낙하산'이라는 의혹이 일었다.

사추위가 재빠르게 김형 후보자의 의혹을 차단하고 나선 것은 사장 인사 때마다 적격성 논란이 불며 조직 분위기가 흔들린 전적이 있기 때문이다. 박창민 전 사장의 경우 재임 기간 '최순실 낙하산' 의혹까지 제기되면서 취임 1여년 만인 2017년 8월 사장직에서 물러났다. 이번에 김형 후보자 관련 의혹을 반박하고 나선 것도 이런 일이 반복되는 것을 막겠다는 산업은행 측의 강력한 의지로 해석된다.

게다가 대우건설은 모로코에서 본 3000억원의 손실로 호반건설 인수가 무산돼 매각 절차까지 미궁에 빠지면서 회사 분위기가 뒤숭숭한 상황이다. 조직의 수장이 빨리 정해져 회사 분위기를 추스르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사추위가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적격성 논란 이어질 듯…노조 "사추위 농락당한 것"

다만 사추위의 뜻과 달리 김형 사장 후보자의 적격성 논란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 노조는 사추위가 후보군을 정할 때부터 절차상의 문제를 계속 제기했다. 게다가 사추위의 해명까지 반박하고 나선 상태다.

노조 관계자는 "김형 후보자가 현대건설 현장소장 재임 시절 뇌물 제공 혐의로 구속된 것에 대해 일부 기업인이 그러하듯 대형 로펌 등을 동원해서 결국 무혐의를 받았다 하더라도, 공직자에게 뇌물을 상납하다가 현장에서 체포돼 구속 수감됐던 것은 명확한 사실"이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또 김 후보자가 삼성물산 부사장 시절 수주한 로이힐 프로젝트와 관련해서도 "노조가 입수한 김형 후보자의 이력서에는 당시 시빌(토목)사업부 부사장으로 국내·해외 토목사업을 총괄하며 영업본부·엔지니어링본부·PM본부를 총괄하고 있다고 스스로 분명히 기술했다"며 "상세 경력 기술서에도 호주 로이힐 프로젝트를 본인이 수주했다고 기술한 것을 볼 때 사추위의 해명을 그대로 받아들인다면 후보자가 허위경력을 기술했거나, 후보를 검증한 사추위가 농락당한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