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위험·중수익 투자상품인 ELS(주가연계증권)가 최근 다시 뜨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2016년 1분기 ELS 발행 금액(ELB·주가연계파생결합사채 포함)은 10조7억원까지 줄었다가 지난해 4분기 27조3677억원으로 대폭 늘었다. 올해 1분기에도 23조4178억원어치가 발행됐다. ELS는 특정 주가지수나 종목 등 '기초 자산' 가격이 일정 기간에 미리 정해놓은 범위(녹인 배리어)에 머물면, 약정된 수익(보통 6~8%가량)을 지급하는 파생 금융 상품이다. 예를 들어 지난 10일 모집을 시작한 A증권사의 3년 만기 ELS 상품은 홍콩H지수와 유로스톡스(EUROSTOXX)50지수, S&P500 지수 3가지 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한다. 기초 자산 3가지 중 어느 하나라도 최초 기준 가격(현재 지수)에서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 금액의 21.3%(연 7.1%)를 수익으로 돌려준다. 하지만 기초 자산 중 하나라도 녹인 배리어 밑으로 떨어지면, 원금이 손실된다.
ELS는 한때 '국민 재테크'로 불렸다. 은행 예금 이자율이 2%가 채 안 되는 상황에서 예금 이자의 2~3배에 이르는 수익이 매력적이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2015년에는 76조9512억원어치나 발행됐다. 하지만 2015년 5월, 1만5000선에 육박하던 홍콩H지수가 급락을 시작했고 이듬해 2월엔 7500선까지 추락하며 '반 토막'이 났다. 투자자들은 큰 손실을 봤고, 이후 ELS는 투자자의 외면을 받았다. 2016년엔 발행액이 49조2688억원으로 급감했다.
◇ELS 발행 증가 이유, "홍콩H지수 규제 풀려", "목표 수익률 상승"…
최근 들어 ELS 발행이 대폭 늘어난 원인에 대해 시장에서는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금융위원회의 홍콩H지수 ELS 관련 규제가 끝난 점을 꼽을 수 있다. 금융위가 2015년 11월 홍콩H지수가 폭락하면서 상환되는 금액의 90%까지만 새로 발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규제를 도입했는데, 지난해 말 이 규제가 풀리면서 증권사는 ELS를 더 많이 발행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이중호 KB증권 연구원은 "홍콩H지수 발행 규제가 해소된 데다 홍콩H지수 ELS의 만기가 1~2분기에 걸쳐 대거 다가오면서 홍콩H지수를 활용한 새로운 ELS 상품에 다시 돈이 몰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ELS가 내세우는 목표 수익률이 올라가면서 새로운 투자자가 유입됐다는 의견도 있다. 전균 삼성증권 이사는 "ELS의 목표 수익률이 5% 선까지 내려갔다가 최근 들어 8% 넘는 상품이 등장하는 등 돈을 벌 수 있다는 기대가 커지면서 위험을 감수하겠다는 투자자가 새로 ELS 시장으로 들어온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올해 초 2600선을 넘보던 코스피가 2월에 2400 밑으로 떨어지는 등 증시가 방향성 없이 움직이면서 주식시장에 직접 뛰어드는 것보다 변동성을 활용하면서도 어느 정도 안정성이 있는 ELS로 돈이 몰린 것이란 견해도 있다.
◇위험 상품인 것은 분명…분산 투자해야
'설마 반 토막 나겠어'라는 생각으로 ELS에 가입하는 투자자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지난 2015~2016년 홍콩H지수 폭락으로 인해 'ELS 대란'이 일어났듯, 높은 목표 수익률만 보고 무작정 ELS에 가입하는 것은 금물이다. 분산 투자와 같은 투자 원칙을 철저히 지켜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얘기다. 이중호 연구원은 "지난 4월 발행된 전체 ELS 중 홍콩H지수를 기초 자산으로 하는 ELS의 비율은 73.1%"라면서 "기초 자산이 겹치지 않는 다양한 ELS 상품에 분산 투자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직접 ELS 투자가 부담스러운 투자자라면 ELS 펀드를 고려해보는 것도 좋다. 국내 자산운용사 중에서는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대표적인 ELS 펀드 운용사다. 삼성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각각 13개, 20개의 ELS를 펀드에 넣고 운용하는데, ELS 각각의 만기일이 달라 위험이 분산되는 데다 ELS보다 환매가 쉽기 때문에 자금 운용의 폭이 넓다는 점도 장점이다. 서재영 한투운용 투자솔루션본부 펀드매니저는 "안정적인 수익에다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는 것이 ELS 펀드의 장점"이라면서 "펀드 기준 가격이 낮을 때 펀드에 가입하면, ELS의 목표 수익 외에 펀드 가치 상승으로 인한 이익까지 추가로 노려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