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진에어 내부 문서에서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조원태 대한항공 사장의 결재 사인을 발견해 공정거래위원회에 조사를 의뢰했다.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진에어에서 아무런 직책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결재 사인이 있다는 점은 이들이 실질적으로 진에어 경영에 참여했다고 볼 수 있고, 진에어 지배구조가 비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증거라는 판단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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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토부는 18일 “미국인인 조현민(본명 조에밀리리) 전 대한항공 전무가 진에어의 등기임원으로 재직한 것과 관련해 진에어로부터 지난달 16일 제출받은 소명자료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이 진에어 내부 문서 75건을 결재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밝혔다.

국토부 관계자는 “진에어에서 공식적인 권한이 없는 자가 결재한 것은 한진그룹 지배구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는 것이다”며 “공정거래법상 문제가 없는지 소관 부처인 공정위에 자료를 넘겨 조사를 의뢰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진에어로부터 제출받은 소명자료는 2012년 3월~2018년 3월 진에어 내부 문서다. 주로 조현민 전 전무가 부서장으로 있던 마케팅부서 서류 등이다. 당시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은 진에어에서 공식적인 업무권한이나 직책을 가지고 있지 않았다.

국토부 관계자는 “실제 문서에 조양호 회장과 조원태 사장의 결재칸이 따로 있었고 그곳에 사인이 돼 있었다”며 “주요 의사결정에서 당시 진에어 대표이사가 조원태 사장과 합의를 거쳤다는 정황도 파악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