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본무 회장, 수술 후 치료받다 서울대병원 입원

LG그룹 지주사인 ㈜LG는 17일 오전 서울 여의도 트윈타워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구광모 LG전자(066570)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LG는 다음 달 29일 9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구 상무를 사내이사로 선임할 예정이다. 구 상무는 구본무 LG그룹 회장의 아들로, 구인회 LG 창업주의 증손자다.

그룹 관계자는 "구본무 회장이 와병으로 ㈜LG 이사회에서 역할을 수행하는 데 제약이 있다고 판단했다"며 "주주 대표 일원이 이사회에 추가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후계구도를 사전 대비하는 일환"이라고 덧붙였다. 구 상무는 다음 달 주총에서 이사로 선임되면 ㈜LG 이사회 멤버로 참여하게 된다.

왼쪽부터 구본무 LG그룹 회장과 구광모 LG전자 상무.

구 회장은 작년 4월 뇌종양이 발견돼 몇 차례 수술을 받고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최근 상태가 나빠지면서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다. 구 회장은 1995년 회장으로 취임해 20년 넘게 그룹을 이끌어오다 건강이 나빠지면서 작년부터는 동생인 구본준 부회장에게 사실상 그룹 경영을 맡겨왔다.

구 상무는 올해부터 LG전자의 성장사업 중 한 축인 B2B사업본부의 ID(Information Display) 사업부장으로 글로벌 사업을 이끌고 있다. ID사업부는 디스플레이 산업의 핵심 성장 분야인 사이니지 사업을 주력으로 한다. 전자·디스플레이·ICT·소재부품 등 주요 사업 부문과 협업하는 사업이다.

구 상무는 ID사업부장을 맡은 후 최근까지 미국, 유럽, 중국, 싱가폴 등 글로벌 현장을 두루 누비면서 사업 성과 및 경쟁력 확보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에는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열린 사이니지 전시회 'ISE 2018'에 참석해 첨단 올레드 기술력을 집약한 '투명 올레드 사이니지' 신제품을 시장에 소개하는 등 사업 현장을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1978년생인 구 상무는 미국 로체스터 인스티튜트 공과대학 졸업했으며 2006년 LG전자 재경부문에 대리로 입사했다.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 HE(홈엔터테인먼트)사업본부 선행상품기획팀, HA(홈어플라이언스)사업본부 창원사업장과 ㈜LG 경영전략팀 등을 거치며 제조. 판매, 기획, 국내외 및 지방 현장 경험을 쌓아왔다.

그는 2015년 (주)LG 상무로 승진한 이후 LG의 주력, 미래사업을 탄탄히 하고 지속 성장에 필요한 기술과 시장 변화에 주목해왔다. 구 상무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기획하고 계열사간 협업을 통한 시너지 제고를 지원했다. 그는 IT기술 동향에 관심이 많아 콘퍼런스나 포럼 등에 참석하고 파트너사와의 협력을 직접 챙겨온 것으로 알려졌다.

그룹 관계자는 "구 상무는 오너가지만, 충분한 경영 훈련 과정을 거치는 LG의 인사원칙과 전통에 따라 지금까지 전략부문에서, 또 사업책임자로서 역할을 직접 수행하며 경영 역량을 쌓아 왔다"며 "일하는 방식이나 스타일은 고객과 시장 등 사업의 본질을 이해하려 노력하고 선제적으로 시장을 만들고 앞서가기 위한 전략을 고민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철저한 실행을 중시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이어 "평소 함께 일하는 동료들을 존중하고 야구 관람도 같이 즐기는 등 소탈하게 지내지만, 일에 있어서는 실행을 깊이 챙기고 실무진이 미처 생각하지 못한 것까지 짚어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