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지주와 하나금융지주 임직원들이 이번 주에 싱가포르의 랜드마크로 불리는 최고급 호텔인 마리나 베이 샌즈(Marina Bay Sands)로 몰려갑니다. 하나금융지주는 15일과 16일 이틀간 이 호텔에서 도이치증권 주관으로 열리는 투자설명회에 참여해 해외 기관투자자들을 대상으로 일대일 및 그룹미팅(dbAccess Asia Conference 2018)을 진행합니다. KB금융지주도 이 행사에 공동으로 참여해 14일부터 16일까지 사흘간 1분기 실적에 대한 IR 행사를 갖습니다.

싱가포르 마리나 베이 샌즈 호텔.

신한금융지주는 지난 14일 미국 뉴욕의 최고급 호텔인 뉴욕 그랜드 하얏트(Grand Hyatt)에서 CIMB증권 주관으로 열린 ‘CIMB Asia Pacific Conference’ 행사에 참가했습니다. IR 담당 본부장급 임원이 참석해 경영전략과 실적을 설명했습니다.

우리은행도 이달 말 싱가포르와 홍콩에서 IR 행사를 개최할 계획입니다. 손태승 우리은행장이 기관 투자자들을 만나 실적을 설명합니다.

신한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 우리은행은 17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삼성증권이 주관하는 ‘Samsung Global Investors Conference’에도 참가해 투자자들을 만납니다.

4대 금융회사는 모두 지난해 1분기에 이어 올해 1분기에도 회사별로 많게는 순이익 1조원의 호(好)실적을 거뒀습니다. 하지만 IR 행사로 향하는 임원진들의 속내는 무겁기만 한 상태입니다.

이들의 기대와는 달리 지난해 하반기부터 내리막을 걸었던 주가가 회복의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은 1분기 안정적인 실적이 발표되면 주가가 반등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예상은 빗나갔습니다.

15일 종가 기준으로 하나금융지주 주가는 4만5650원으로 4개월전 보다(5만6000원·1월 12일 종가) 18.4%(1만350원) 떨어졌습니다. 신한금융지주 주가도 4만8100원으로 지난해 하반기 5만5000원대를 넘었던 수준에 못 미치고 있습니다. 7만원을 육박했던(6만9200원‧1월12일 종가) KB금융지주이 주가도 5만7300원까지 하락했습니다. 이는 금융사 수익성에 대한 기대감이 줄어든 영향과 금융당국의 규제에 대한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에는 기본적으로 어닝(실적)에 대한 모멘텀이 있어 전년보다 이익이 50%이상 늘어나는 상황이었는데 올해는 지난해에 워낙 이익이 많이 늘다보니 기고효과로 이익 증가율이 한자리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습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익에 대한 모멘텀 축소도 문제지만 금융당국이 금융사의 경영에 간섭하는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 것과, 금융사가 수익을 내는 것을 죄악처럼 여기는 듯한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국내외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는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국내외로 향하는 금융사 IR 담당자들의 마음은 당분간 계속 무거울 것 같다고 예상하는 전문가들이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