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호 인터넷은행 케이뱅크가 자본금 부족을 해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도 기존 일부 주주사가 신규 주주 참여를 원하는 키움증권에 프리미엄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적자인데다 자본금 확충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케이뱅크에 프리미엄을 지불하고 투자하라는 것은 과도하다는 것이 금융업계와 금융당국의 판단이다.

서울 광화문 케이뱅크 본사

11일 금융권과 금융당국 등에 따르면 최근 키움증권(039490)은 케이뱅크의 증자과정에 참여하겠다는 의사를 기존 주주들에게 전달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10월 1000억원의 유상증자를 실시한 후 자본금 추가 확보를 위해 1500억원 가량의 유상증자를 추진하고 있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말까지 증자를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공표했지만 주주사들의 의견 충돌로 올해 1분기(3월말)까지 증자를 마무리짓겠다고 계획을 연기했고, 현재까지도 증자를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1500억원 규모의 증자를 위해서는 기존 주주들이 지분율에 따라 이를 인수해야하는 상황이다. 하지만 일부 주주가 지분율대로 증자에 참여하는 것을 거부하면서 실권주가 발생했고, 이 실권주를 키움증권이 인수하겠다는 것이다. 키움증권은 산업자본인 다우기술이 대주주로 있어 은산분리 규제를 받기 때문에 의결권 지분 4%까지 케이뱅크의 지분을 보유할 수 있다. 키움증권은 100억원 안팎의 지분투자를 검토했었다.

키움증권의 주주참여 요구는 금융위원회에도 전달됐다. 정부 관계자는 "키움증권이 케이뱅크의 지분 인수를 추진하고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내부적으로 가격에 관해서는 기존 주주들 전체의 합의가 필요한 부분이라 정부로서도 기다려보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하지만 실권주를 인수해 주주로 들어가려는 키움증권을 기존주주사인 A사가 제동을 걸었다. 금융권 고위 관계자는 "기존 주주들이 처음 주주로 참여할 때 주식을 인수했던 가격보다 더 높은 가격에 실권주를 인수해야 한다는 요구가 기존주주사의 최고경영진 차원에서 나왔고, 이런 요구 때문에 키움이 지분인수를 포기한 것으로 안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도 자본금 증자가 시급한 상황인데 이런 이기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조금 답답하다는 목소리가 다른 기존 주주들 사이에서도 나왔다"고 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도 "그 회사(반대를 표명한 기존 주주사)가 왜 이런 요구를 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케이뱅크는 지난해 9월말 1000억원의 유상증자 과정에서도 일부 주주사가 증자에 참여하지 않아 272억원 가량의 실권주가 발생했다. 이 때문에 KT 등 기존 주주사 12곳이 약132억원어치를 추가 인수했고, 새롭게 주주사로 참여한 부동산 개발 업체 MDM이 나머지 지분을 인수(지분율 3.46%)해 20번째 주주사가 됐다.

한편 케이뱅크는 주주사간의 이견으로 증자가 지지부진하면서 경쟁사인 카카오뱅크와의 자본금 격차가 커지고 있다.

케이뱅크의 현재 자본금은 1차례 증자를 통해 3500억원으로 늘었지만 2차례 유상증자를 거치며 현재 1조3000억원 규모의 자본금을 보유한 카카오뱅크와의 격차는 1조원 가까이로 벌어졌다.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 등 금융당국에서 요구하는 은행 재무건전성 지표를 충족하기 위해선 초기 3년간 2000억~3000억원의 증자가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이 케이뱅크의 내부분석이다.

케이뱅크는 지난해 838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수익성 지표를 보면 총자산순이익률(ROA)은 -11.1%, 자기자본순이익률(ROE)은 -38.58%를 각각 기록했다.

케이뱅크 주주사 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