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GB금융지주 차기 회장에 김태오(사진) 전 하나HSBC사장이 내정됐다. 김 내정자는 “투명한 조직을 만들고 후계자를 육성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DGB금융지주는 10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김태오 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최종 후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김태오 내정자는 1954년 경북 왜관 출신으로 경북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이후 1978년 외환은행에 입행했고 보람은행 설립 당시 창립멤버로 참여했다. 보람은행이 하나은행과 합병한 후에는 영업추진부장, 대구·경북지역본부장, 가계기획·추진본부와 카드본부 부행장보를 거쳐 하나금융지주 상무와 부사장으로 리스크관리 및 시너지, 인사전략을 담당했다.

이후 하나은행으로 자리를 옮겨 영남사업본부와 고객지원그룹 부행장을 지낸 뒤 2012년 하나HSBC생명 사장을 역임했다.

김태오 내정자는 오는 31일 열리는 임시 주주총회와 이사회의 승인을 거쳐 DGB금융지주 신임 회장으로 공식 취임할 예정이다. 임기는 3년이다.

김태오 내정자는 조선비즈와의 통화에서 “조직을 추스르는 것이 제일 중요하고 지역의 신뢰와 직원들의 명예를 찾아주는 CEO가 될 것”이라며 “이를 위해서 모든 의사결정이나 행위를 투명하게 집행할 것”이라고 했다.

또 “문제는 어디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상처가 났으면 빨리 들여다보고 내부에서 해결을 해야 하는데 그것을 안 하고 내버려두면 곪아서 밖으로 나온다”며 “도덕성이 있는 CEO가 될 것”이라고 약속했다.

임기 중에 후계자를 양성하고 연임의사가 없음도 분명히 밝혔다. 그는 “항상 고인 물이 썩는데 임기 동안 저보다 훌륭한 사람을 키워서 좋은 자리를 넘겨주고 가는 것이 CEO의 임무라 생각한다”며 “후계자 육성이 중요하고 그렇게 할 때 지배구조가 튼튼해지고 외부에서 봤을 때도 주주가치가 올라간다”고 했다. 김 내정자는 “연임은 할 수도 없고 할 생각도 없기 때문에 임기 중에 더 젊고 더 훌륭한 사람에게 기회를 주기 위한 작업을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임자인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은 2014년 3월 선임된 후 지난해 3월 정기 주주총회에서 재선임에 성공했다.

하지만 취임 직후인 2014년 4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간부 16명과 함께 법인카드로 32억원 상당의 상품권을 구매한 뒤 판매소에서 수수료를 제하고 현금화하는 '상품권 깡' 방식으로 비자금 30억원을 조성한 혐의를 받고 검찰 수사를 받자 사퇴했다.

검찰은 또 이와 별개로 대구은행 채용 비리 의혹에 대해서도 수사 중이다. 2016년 신입사원 채용 당시 임직원 자녀 3명을 특혜 채용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업무방해 등 혐의로 전·현직 인사 담당자 등 4명이 입건됐다.

DGB금융지주는 지주회장과 은행장을 분리키로 하고 회장선임 절차와 은행장 선임절차를 별도로 진행하고 있다. 대구은행 임추위는 오는 11일 최종 은행장 후보를 선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