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리우드 영화배우 리어나도 디캐프리오의 이름을 딴 곤충이 탄생했다. 필리핀 아테네오 마닐라 대학과 네덜란드 택슨 익스피디션사(社) 공동 연구진은 지난달 30일 국제학술지 '주키스(Zookeys)'에 "말레이시아 보르네오섬에서 처음 발견한 수생 곤충에 그루벨리누스 리어나도디캐프리오이(Grouvellinus leonardodicaprioi)라는 학명(學名)을 붙였다"고 밝혔다.

영화 ‘타이타닉’에 나온 디캐프리오(가운데 사진 왼쪽), 윈즐릿과 그들의 이름을 딴 딱정벌레들.

연구진은 해발 900~1000m의 시냇물에서 이 곤충을 발견했다. 이번 탐사에 참가한 일반인들과 함께 투표를 통해 신종의 이름을 디캐프리오에게 헌정하기로 결정했다. 물론 곤충의 모습은 디캐프리오와 아무 관련이 없다. 이번에 발견한 곤충은 몸길이가 채 3㎜도 안 된다. 돋보기를 갖다 대지 않고는 다른 곤충과 구분하기도 어렵다. 연구진은 "아무리 작은 곤충이라도 소중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디캐프리오의 이름을 땄다"고 밝혔다.

과학자들은 종종 신종에 유명인의 이름을 붙인다. 특히 환경보호 운동에 헌신한 사람이 인기다. 디캐프리오는 1998년 환경보호를 위해 자신의 이름을 딴 재단을 세웠으며, 2016년 유엔으로부터 환경보호 공로상을 받기도 했다.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임기 중 환경보호와 과학 발전에 큰 기여를 해 무려 9종에 이름이 들어갔다.

영화 '타이타닉'에서 디캐프리오와 연인으로 나왔던 여배우 케이트 윈즐릿 역시 코스타리카의 밀림에서 처음 발견된 딱정벌레 '아그라 케이트윈즐리태(Agra katewinsletae)'에 이름이 들어갔다. 공교롭게도 영화에서 물에 빠져 죽은 디캐프리오는 수생 곤충의 이름이 됐고, 상류층으로 나왔던 윈즐릿은 나무에 사는 화려한 색깔의 곤충에 이름을 붙였다. 당시 연구진은 "윈즐릿은 영화에서 침몰하는 배에서 탈출할 수 있었지만, 열대우림이 모두 목축지로 바뀌면 나무 꼭대기에 사는 이 우아한 종은 그러지 못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