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네이버가 댓글 정책을 일부 개편했지만 댓글 조작의 주요 원인으로 꼽히는 '가짜 아이디 생성'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턱없이 미흡한 수준이다. 허위 정보를 입력해 다량의 트위터 아이디를 만들어 놓으면, 돈을 주고 '대포 아이디'를 구매하지 않아도 매크로 같은 자동 프로그램으로 얼마든지 다시 댓글 조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네이버 뉴스 기사에 댓글을 달려면 네이버 아이디나 소셜미디어 페이스북 또는 트위터 아이디 중 하나가 필요하다. 네이버와 페이스북에 가입하려면 휴대폰이나 이메일 인증이 필수다. 하지만 트위터는 인증 절차 없이도 아이디를 얼마든지 만들 수 있다.

트위터에 가입하려면 첫 화면에서 '아이디' '이메일 주소' '비밀번호' 입력 창이 나온다. 이메일 주소란에 가짜 주소를 넣고 '가입하기'를 누르면 휴대폰 번호 인증란이 뜨는데, 좌측 하단의 '건너뛰기'를 클릭하기만 하면 문제없이 트위터 아이디를 만들 수 있다. 이어 네이버 기사 댓글난으로 돌아와 '등록'을 클릭하고 트위터를 선택하면 간단히 승인 절차가 끝난다. 승인 버튼을 누르고 방금 만든 허위 아이디로 로그인하면 얼마든지 댓글을 달 수 있다. 다만 트위터 아이디로는 연예를 제외한 일반 뉴스 댓글에 찬성·반대 의사를 표시하는 공감·비공감 버튼을 누를 수 없다.

네이버 아이디도 쉽게 구해 댓글 작업을 할 수 있다. 현재 인터넷상에서 하루 정도 쓸 수 있는 해킹 아이디는 개당 900원, 한 달 넘게 쓸 수 있는 신규 아이디는 개당 3만원 정도에 거래되고 있다. 1만원만 투자하면 가짜 아이디를 10개 이상 구매해 댓글과 공감 조작을 쉽게 할 수 있다.

인터넷 기업 관계자는 "아직까지도 허위 정보로 만들어진 아이디로 댓글을 달 수 있다는 것은 네이버의 허술한 소셜미디어 정책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