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정부의 조세 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 세제실 소속 110여명의 직원들은 전라북도 군산시로 워크숍을 떠났습니다. 세제실 전체 공무원 약 130명 중 전화 응대 및 긴급 업무 처리를 할 직원 10여명을 제외하곤 대부분의 직원이 군산으로 춘계 단합대회를 떠난 것입니다.
세제실 직원들은 우선 지역 기업인들과 군산시 공무원들과 함께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간담회에서는 다른 지역에서 군산으로 전입한 기업과 신규창업기업 등에 법인세를 감면해 주고, 고용위기지역에 위치한 기업은 징수유예 때 1억원까지 납세담보를 면제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습니다. 김병규 세제실장은 "요청 중 일부가 지난달 2일 발표된 지역대책의 세제지원 방안에 포함된 것"이라며 "다른 요청들도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습니다.
세제실 직원들은 간담회를 마친 뒤 군산 근대역사박물관과 진포해양공원, 근대건축관 등 군산 지역의 대표적인 유적지와 박물관을 들러 지역 역사를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 군산 지역에 있는 식당 4개로 흩어져 저녁 식사를 했습니다. 이같은 일정에서 이동 경비까지 포함해 1인당 8만원의 예산이 들었답니다. 지역 명소 탐방부터 식사 비용까지 총 900여만원을 군산에서 사용한 셈입니다.
세제실 직원들이 워크숍 장소로 군산을 택한 것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특별한 당부 때문입니다. 김 부총리는 공무원들이 지역 경제 어려움을 극복하는데 도움을 줘야 한다며 기재부 내 각 실·국이 고용위기지역으로 워크숍을 떠나라고 지시했습니다. 공무원들이 책상에만 앉아 어려움을 전달받기만 할 게 아니라 직접 지역민을 찾아 애로사항을 청취하고, 지역 경제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될 수 있도록 하라는 취지입니다.
군산은 현대중공업 군산 조선소에 이어 한국GM 군산 공장마저 폐쇄되면서 지역 경제가 극심한 침체에 빠졌습니다. 최근에는 고용위기지역으로 지정될 만큼 정부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 군산에 대한 고용위기지역 세제지원 대책을 발표했던 세제실은 군산을 워크숍 장소로 선택했습니다. 김 부총리는 지난해 11월 포항에서 지진이 발생해 지역 피해가 컸을 때도 기재부 공무원들이 휴가를 가거나 주말 나들이를 갈 때 기왕이면 포항으로 가라고 권장하기도 했었습니다.
마침 5월은 기재부 전체 공무원들이 참여하는 체육대회가 열리는 시기입니다. 그러나 김 부총리가 체육대회에서 쓸 돈을 고용위기지역에서 쓰자고 제안하면서 세제실뿐 아니라 기재부 정책조정국도 군산으로, 경제정책국과 기획조정실은 통영으로 각각 워크숍을 갔습니다.
저녁식사를 끝낸 세제실 직원들은 군산공설시장과 수산물종합센터를 방문해 약 1시간 동안 지역특산품 쇼핑 시간을 가졌는데, 쇼핑에 앞서 세제실 차원에서 직원들에게 1인당 5만원씩 전통시장상품권을 지급했습니다. 정부 각 부처는 실국에 내릴 수 있는 포상금 예산이 있습니다. 보통 특정 직원이나 부서에 휴가비나 회식비 등의 명목으로 포상금을 주는데, 실제실은 군산 지역 전통시장에서 물건을 구입할 수 있도록 전통시장상품권을 구매해 직원들에게 나눠준 것입니다.
세제실 관계자는 "물건을 살 계획이 없었던 직원들도 상품권을 받자 환호성을 지르며 시장 곳곳을 돌아다니며 물건을 사기 시작했다"며 "직원들 대부분이 상품권 금액 중 10원도 남기지 않고 사용했다"고 말했습니다.
한 기재부 관계자는 "행사 준비 기간 일부 공무원들 사이에서는 기재부만의 단발성 행사로 그칠 경우 전형적인 전시행정이라는 비판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왔다"며 "기재부 공무원들뿐 아니라 전 부처 공무원들도 비슷한 방식으로 부처 내 행사를 진행하면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력이 더 커질 것 같다"고 말했습니다.
세제실 관계자는 "군산 재래시장의 한 상인은 일반 국민도 어려운 지역을 찾을 수 있게 나라님들이 힘써달라"고 부탁했다 전했습니다. 모든 정부 부처가 기재부 행사 취지를 본받아 고용위기지역을 찾아가 어려움을 직접 보고 정책에 반영하는 분위기가 만들어지길 바랍니다. 공직사회의 솔선수범은 지역경제 살리기에 국민도 동참하는 분위기를 만드는 데 효과가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