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투자청(ICD)에 인수된 쌍용건설 김석준(사진·65) 회장이 대표이사 연임에 성공했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이날 열린 쌍용건설 임시 주주총회에서 사내이사인 김 회장을 포함해 기존 5명의 이사를 재선임하는 내용의 안건이 통과됐다. 이사 임기는 3년이다. 이에 따라 김 회장은 대표이사직을 계속 수행한다.

2015년 1월 쌍용건설을 인수한 두바이투자청은 인수 뒤에도 김 회장에게 경영권을 맡겼다. 김 회장의 해외 네트워크와 영업력 등을 높이 평가했기 때문이다. 김 회장에 대한 두바이투자청의 신임이 다시 한 번 입증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회장의 연임으로 회사 경영에 탄력을 받은 쌍용건설은 올해 국내를 비롯해 해외사업 수주에 공을 들일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두바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전사적 역량을 모을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쌍용건설은 최근 두바이 현지에 본사 조직을 갖추기도 했다. 두바이가 세계 주요 건설사들의 각축전이 벌어져 내공을 쌓기 좋은 곳인 데다, 2020년 두바이에서 엑스포가 열려 여러 건축·사회간접자본(SOC) 공사 발주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두바이를 포함해 쌍용건설이 사전심사(PQ)를 통과해 입찰을 진행 중인 프로젝트만 약 150억달러(약 16조1000억원)에 이른다.

두바이투자청과 공조도 강화할 것으로 보인다. 두바이투자청은 그간 중동과 유럽 지역 위주로 투자와 개발을 진행해 왔지만, 최근 들어선 아시아와 아프리카 등으로 투자 영역을 넓히고 있다. 두바이투자청이 이들 지역에 투자 및 개발을 진행하면 지역 경험이 많은 쌍용건설은 프로젝트 시공을 맡는 식으로 협력한다는 계획이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두바이투자청이 쌍용건설을 인수한 이유가 바로 공동 진출로 발휘되는 시너지 효과를 노린 것”이라면서 “김 회장 연임을 계기로 쌍용건설이 본격적으로 제 역할을 하고 ‘해외 건설 명가’ 재건도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