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유예 7개국 중 韓 유일하게 ‘영구 면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영구히 면제한다고 확정했다. 한국 정부는 미국의 포고문 전문을 입수하는 대로 국내 철강 업체에 적용하는 철강 쿼터(수출 물량 제한)의 세부적인 가이드라인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30일(현지 시각) 미국 백악관은 한국산 철강 고율관세를 면제한다고 발표했다.

미국 백악관은 30일(현지시각) 성명을 통해 트럼프 대통령이 철강과 알루미늄 수입품에 고율의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무역확장법 232조의 수정안을 승인했다고 발표했다. 백악관은 “한국산 철강 수입품에 대해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김현종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이전에 발표한 내용에 대해 한국과 최종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산 철강 제품에 대한 고율 관세 부과를 영구적으로 면제한다는 입장을 다시 한번 확정한 것이다. 산업통상자원부 관계자는 “캐나다 등 다른 나라의 경우 철강 관세 관련 불확실성이 아직 존재하지만, 한국은 완전히 제거됐다”며 “조기에 불확실성이 해소된 만큼 한국 철강 업체들의 경영에도 상당한 도움이 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한국을 포함한 캐나다와 멕시코, EU,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 등 7개 국가에 대해 철강 관세 부과를 잠정 유예한다고 밝힌 바 있다. 백악관은 “미 행정부는 철강 및 알루미늄 관세 부과와 관련해 아르헨티나, 호주, 브라질과 원칙적으로 합의에 이르렀으며, 그 세부사항은 조만간 완료될 예정”이라며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와는 향후 30일 동안 협상을 지속할 예정이다”고 설명했다. 캐나다와 멕시코, EU의 경우 당초 관세 부과가 예정됐던 5월 1일에서 다음달 1일로 한달 연장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한국이 이날 유일하게 관세를 영구 면제받으면서 경쟁 국가들 중 가장 먼저 철강 관세에 대한 불확실성을 해소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 정부와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국가나 이미 관세를 내는 국가보다 철강 수출 시장에서 한국이 유리한 위치에 올라섰다”고 말했다. 미국이 관세 부과를 잠정 유예한 7개 국가를 제외하고 중국과 일본 등 나머지 철강 수출국은 지난 3월 23일부터 25% 관세를 내면서 수출 중이다.

한국 정부는 가능한 빠른 시간 내로 미국측의 철강 관세 관련 포고문을 입수해 국내 철강 업체들에 대한 수출 관련 가이드라인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미국측은 아직 철강 관세 관련 포고문을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않아 한국 정부도 국내 철강 업체들에 구체적인 수출 관련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철강 관세 부과에서는 제외됐지만 2015~2017년 평균 수출량의 70%(약 263만톤)라는 쿼터에 따른 국내 업체별 수출 물량 배분이 정해지지 않은 것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백악관에서 면제 발표를 했지만, 구체적인 문서를 공개하지 않아 한국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 발표도 늦어지고 있다”며 “문서를 분석해야만 국내 철강 업체들에 대한 가이드라인도 마련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부 관계자는 “미국측의 포고문에는 세부적인 제품별 쿼터에 대한 규정과 기산 일자 등이 담겨 있다”며 “포고문을 입수하면 곧바로 국내 절차에 의해 별도로 고시해야할 내용들이 있는지 살펴볼 계획이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달부터 협회 등 국내 철강 업계와 수출 물량 배분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해왔기 때문에 조만간 포고문 내용을 종합한 구체적인 지침을 발표할 수 있을 것이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