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3, 4위 이동통신업체인 T모바일과 스프린트가 합병협상을 타결했다. 합병이 완료되면 가입자 규모 1위 이통사업자인 버라이즌, 2위 AT&T를 바짝 추격하며 3강 체제를 형성할 전망이다.

지난 29일(현지시각) T모바일은 뉴스룸을 통해 스프린트를 총 260억달러(약 27조8200억원)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합병 법인의 지분은 T모바일의 모회사인 독일 도이치 텔레콤이 42%, 손정의 회장이 지배하는 소프트뱅크가 27%를 보유한다. 나머지 31%는 일반 투자자 대상으로 공모한다. 합병 법인의 경영권은 도이치 텔레콤이 행사하며 늦어도 내년 상반기까지 합병을 마무리할 것으로 알려졌다.

T모바일은 뉴스룸을 통해 합병 협상 타결 소식을 밝혔다.

양사는 지난해 11월 합병 협상을 벌였으나 손 회장이 스프린트 운영권을 포기하지 않아 결렬됐다. 미국 1, 2위 이통사인 버라이즌과 AT&T가 5세대(G) 이동통신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밝히자 스프린트가 경쟁에서 뒤처질 것을 우려한 손 회장이 한발 물러섰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합병 완료를 위해선 미국 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두 업체는 2014년에도 합병을 추진했지만, 미 정부가 허용하지 않아 무산됐다. 전문가들은 최근 분위기가 바뀌어 승인 가능성이 커진 상태라고 분석하고 있다.

합병 법인의 기업가치는 총 1460억달러(약 156조2930억원), 시가총액은 소프트뱅크와 비슷한 800억달러(약 85조6400억원)에 이른다. 합병 법인의 가입자 수는 1억2700만명 수준으로 버라이즌(약 1억5000만명)과 AT&T(약 1억4000만명)에 육박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