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비투자 전월비 7.8% 감소…2016년 7월 이후 최저치
제조업평균가동률,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70.3%

한국GM 사태 등의 여파로 제조업 경기를 보여주는 광공업 생산이 석달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또 제조업 가동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낮은 70%까지 떨어졌고 설비투자도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이는 한국GM의 군산공장 폐쇄 결정 이후 자동차 및 관련 기계 부품의 생산이 크게 위축된데 따른 것이다. 건설업과 서비스업 등이 포함된 전(全)산업생산도 2개월 연속 감소하며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와 서비스업 생산은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한국GM 사태와 조선업 구조조정으로 인한 제조업 경기 위축의 충격을 완충할 수준은 아니었다.

통계청이 30일 발표한 ‘2018년 3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3월 전산업생산 증가율은 전월대비 1.2%, 전년동월대비 1.0% 감소했다. 전년비와 전년동월비 전산업생산은 지난 2월 이후 두달 연속 감소세를 나타냈다. 광공업과 건설업 부진이 주된 영향을 미쳤다. 전월비 감소율 -1.2%는 2016년 1월(-1.2%) 이래 가장 낮은 수준이며, 2013년 3월 2.0% 하락한 이래 최근 5년 사이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지난 2월까지 두달 연속 증가세를 나타냈던 광공업생산은 지난달 전월대비 2.5% 감소세로 전환했다. 반도체(1.2%) 등에서 증가했지만 자동차(-3.7%), 기계장비(-4.3%) 등이 부진한 충격을 이겨내지 못했다. 전년동월비로도 자동차(-12.5%), 금속가공(-13.8%) 등의 부진으로 4.3% 감소하는 등 침체된 모습을 보였다.

제조업 부문의 생산활기를 보여주는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전월에 비해 1.8%포인트 하락한 70.3%를 기록했다. 지난해 12월과 동일한 수준이지만 시계열로는 글로벌 금융위기가 고조됐던 2009년 3월(69.9%) 이후 가장 최저치를 반복했다. 제조업평균가동률은 지난해 10월 이후 넉달 연속 하락한 뒤 지난 2월 일시 반등에 성공했지만 한달 만에 다시 떨어졌다. 생산 활동이 부진하면서 제조업재고는 전월대비 1.2%, 전년동월대비 10.4% 증가했다.

통계청은 제조업 경기가 급격하게 위축된 원인으로 한국GM 군산공장 폐쇄 이후 자동차 및 관련 부품 생산 위축 등을 지목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자동차 부문의 수출이 부진하면서 주요 업체들이 공장 가동을 일시 중단하는 등 생산 조정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면서 “자동차는 생산이 조정되면서 재고가 일부 줄어드는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관련 업종인 1차 금속 등의 판매가 원활하지 않으면서 재고가 늘어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제조업 경기 위축은 설비투자 부진으로 이어지고 있다. 설비투자는 전월대비 7.8% 감소하며 5개월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특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 설비투자가 전월대비 11.6%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전년동월비로도 일반산업용기계 등 기계류(-3.6%) 투자가 줄어 0.2% 감소했다. 향후 설비투자 동향을 예고하는 국내기계수주 또한 전기업 등 공공 및 자동차 등 민간에서 모두 감소해 전년동월대비 5.9% 감소했다.

건설업 경기 또한 건설기성이 전년비 4.5%, 전년동월비 6.3% 감소하는 등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공공 부문의 토목, 민간 부문의 건축 공사가 줄어든 데 따른 것이다. 다만 건설수주는 토목 부문의 부진(-38.4%)에도 불구하고 주택, 공장·창고 등(40.0%)에서 늘어나 전년동월대비 15.5% 증가했다.

제조업 부문의 부진에도 불구하고, 서비스업과 소비 관련 지표는 괜찮은 모습을 나타냈다. 서비스업 생산은 금융·보험 등의 부진(-1.8%)에도 도소매(1.3%)와 숙박·음식업(4.8%) 등이 늘어 전월에 비해 0.4%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도 2.3% 증가하는 등 양호한 모습을 보였다.

소비 경기 회복 강도를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전월 대비 2.7% 증가해 석달째 증가세를 나타냈다. 승용차 등 내구재 판매가 6.6%, 의복 등 준내구재 판매가 5.5% 증가했다. 전년동월대비로는 화장품 등 비내구재(3.7%), 가전제품 등 내구재(9.4%), 의복 등 준내구재(12.0%) 판매가 모두 늘어 7.0% 증가했다.

현재의 경기흐름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99.8로 전월 대비 보합에 머물렀고, 선행지수 순환변동치는 100.4로 0.2포인트 내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