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계에 기업공개(IPO) 바람이 불고 있다.

정부의 대기업 지배구조 개편 압박에 따라 건설 계열사를 상장해 자금을 조달, 지분 구조를 해소하려는 기업들이 늘고 있어서다. 오랜 기간 상장 가능성이 거론되던 계열사들이 IPO에 나설 것이란 전망도 잇따라 나오고 있다.

상장 가능성이 가장 큰 회사 중 하나는 호반건설이다. 호반은 이달 초 IPO를 검토하는 과정에서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EF)를 보냈다가 최근 잠정 보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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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호반건설이 주요 증권사들에 입찰제안을 요청하고 설명회까지 진행했다가 최근 보류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가치 산정(밸류에이션) 등이 예상과 달라 뜸을 들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동안 호반건설은 여러 차례 투자제안서를 제출했다가 정착 최종 입찰 등에는 빠지는 행보를 반복해왔다. 올 초에도 대우건설 매각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가 최종 인수는 포기했다. 앞서 금호산업과 동부건설, SK증권 등 굵직한 매물이 시장에 등장할 때마다 유력 인수 후보로 거론되다가 매번 막판에 발을 빼기도 했다.

호반건설은 IPO에 나설 경우 외부로부터 자금을 조달해 신사업 진출 등을 위한 실탄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오너 일가의 2세 승계도 상당 부분 마쳤다는 평가를 받고 있어, 내년 창립 30주년을 맞아 새 성장 동력을 발굴하는 데 IPO를 활용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이밖에 아직 지배구조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한 현대자동차그룹과 SK그룹이 본격적으로 움직이면서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의 상장 가능성도 고개를 들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지난달 말 지배구조 개편 방안을 발표하면서 기아차, 현대글로비스, 현대제철이 보유한 현대모비스 지분을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에 매각하겠다고 밝혔다. 이 과정에서 현대엔지니어링이 정 회장 부자의 자금 조달 방안으로 떠올랐다.

정몽구 회장(4.68%)과 정의선 부회장(11.72%) 등 총수 일가가 보유한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은 16.4%다. 정 부자가 현대엔지니어링 지분을 지주사로 재편될 현대모비스 지분 취득 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일각에서는 현대엔지니어링과 현대건설의 합병을 통한 우회 상장 가능성도 점쳐진다.

SK건설은 모기업인 SK디스커버리의 지주회사 전환에 따라 상장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다. 지주사는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지주사 행위제한 요건)'에 따라 다른 계열사 지분을 5% 이상 보유할 수 없는데, SK건설의 경우 1∙2대 주주가 SK(44.48%)와 SK디스커버리(28.25%)다. 이 때문에 SK와 SK디스커버리 가운데 한 곳이 SK건설의 지분을 정리해야 한다.

이 외에도 비상장사인 롯데건설과 포스코건설, 한화건설 등도 상장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건설과 SK건설의 경우 앞서 2008년에 상장을 추진했다가 당시 글로벌 금융위기와 경기 침체 등으로 상장을 미뤘다.

증권업계 한 관계자는 "그동안 중소 건설사를 제외한 대형 건설사의 상장이 거의 없던 상황이라 실제 상장이 될지 업계가 관심을 두고 보고 있다"면서 "현대엔지니어링과 SK건설은 사실상 시기의 문제지, 상장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