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지역에서 재산세와 종합부동산세 등 올해 내야 하는 보유세가 많이 늘어날 전망이다. 보유세를 계산할 때 기준이 되는 공시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이다.

서울에서는 강남 4구를 비롯해 성동·양천·영등포구 등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이 두 자릿수 이상 올랐고, 서울 이외 지역에서는 세종특별자치시가 유일하게 전국 평균을 웃도는 상승세를 보였다.

종부세 부과 대상인 공시가격 9억원 이상 공동주택 수는 작년(9만2192가구)보다 52.7% 증가한 14만807가구가 됐다. 국토교통부가 30일 공개한 올해 공동주택 공시가격 인상률은 작년(4.44%)보다 0.58%포인트 오른 5.02%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과 도곡동의 아파트 단지.

보유세가 가장 많이 늘어나는 곳은 서울이다. 서울의 공동주택 공시가격은 작년보다 10.19% 올랐다. 가장 많이 오른 곳은 16.14% 오른 송파구다. 강남(13.73%), 서초(12.70%), 강동(10.91%) 등 강남 4구라고 불리는 지역은 모두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강남 4구가 아닌 곳에서는 성동구가 12.19% 오른 것을 비롯해 재건축 기대로 아파트 값이 크게 오른 양천구(10.56%)와 영등포구(10.45%) 등도 큰 폭의 오름세를 보였다.

공시가격이 오르면서 보유세 부담도 늘게 됐다. 정주용 KB국민은행 도곡스타PB센터 세무사의 도움을 받아 주요 단지의 보유세를 계산해본 결과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131.48㎡를 60세 1주택자가 10년 보유했다고 가정했을 때 보유세는 488만원에서 587만원으로 20.3% 오를 전망이다. 이 아파트의 공시가격은 13억6000만원에서 15억6000만원으로 14.7% 올랐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76.79㎡의 공시가격은 전년 대비 14.0% 오른 9억1200만원이다. 보유세는 222만원에서 265만원으로 19.3% 오르게 된다.

공시사격이 3억원대인 경기도 과천주공9단지 47.3㎡는 3억4800만원에서 3억9200만원으로 공시가격이 12.6% 올랐고 재산세는 70만원에서 82만원으로 17.1% 늘어나는 것으로 계산된다. 다만 공시가격 3억원 초과~6억원인 경우 재산세는 전년의 110%를 넘지 못하는 제한 규정이 있는 만큼 실제 재산세는 77만원쯤이 될 것으로 보인다. 공시가격 3억원 이하의 재산세는 전년의 105%를, 6억원 초과는 130%를 각각 넘지 못한다. 정 세무사는 "재산세는 개인마다 조건에 따라 조금씩은 다르게 나온다"고 말했다.

공시가격이 9억원을 넘어 종부세 대상이 된 아파트들의 보유세 인상액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 해운대구 현대베네시티 188.41㎡는 공시가격이 8억7200만원에서 9억1200만원으로 4.6% 오르며 종부세 대상이 됐다. 하지만 60세 1주택자가 10년 보유했다고 가정한 경우 보유세는 249만원에서 264만원으로 15만원밖에 오르지 않는다.

공시가격이 8억9600만원에서 9억9200만원으로 10.7% 오른 서초구 방배동 동부센트레빌 134.04㎡의 보유세는 258만원에서 305만원으로 47만원 오른다.

반면 공시가격이 8억800만원에서 10억2400만원으로 급등(26.7%)한 송파구 잠실동 잠실엘스 전용면적 84.8㎡는 보유세가 225만원에서 327만원으로 45.3%(102만원)나 늘 전망이다. 재산세와 종부세의 합은 전년 부과분의 150%를 넘지 못하는데 거의 상한선 턱밑까지 오르는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고가 주택의 경우 내년 보유세 인상 폭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하는 사람이 많다. 정부가 청와대에 조세재정개혁특별위원회를 설치하고 보유세 개편 논의를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미 여권에서는 올해 초부터 공시가격 현실화,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종부세율 상향 등이 필요하다는 논의가 여러 차례 나왔었다. 이런 내용이 올해 가을 정기국회에서 논의될 세법개정안에 담기면 내년부터 보유세가 크게 오를 수도 있다.

다만 재산세가 모든 주택 보유자에게 영향을 미치는 만큼 정부와 정치권이 신중하게 다룰 것이란 예상도 있는 터라 실제 현실화할지는 지켜봐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