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방(옛 경성방직)은 광주공장 설비 일부를 경방베트남으로 이설하기 위해 광주공장 면사 제조 분야의 생산을 중단한다고 26일 공시했다.

회사 측은 "잔여설비로 생산을 유지한다"며 "경방베트남은 이설이 완료되는 대로 생산 가동 예정"이라고 했다. 이어 "단기적으로 일부 설비 이설로 매출 감소 등의 영향이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장기적으로 생산 효율성 증대로 경영환경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경방은 지난해 7월 24일 최저임금 인상을 이유로 이사회를 열어 광주광역시 공장 설비의 절반 정도를 베트남으로 옮기겠다고 결정했다. 공장 이전에 드는 비용은 약 200억원이지만 베트남의 인건비는 한국의 10분의 1 수준이고 연간 임금 상승률도 7% 안팎이어서 충분히 이전비를 뽑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경방은 1935년 광주에서 창업한 국내 최장수 기업 중 한 곳이다. 섬유 산업이 전성기이던 1960년대엔 국내 수출의 15%를 담당할 정도로 한국 경제의 핵심축이었지만, 인건비 문제로 경쟁력을 잃어가다 최저임금 인상으로 결정타를 맞았다. 조규옥 경방 회장은 지난해 7월 일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IMF도, 6·25도 이겨냈지만, 최저임금 인상은 도저히 견뎌내기가 어렵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