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 계열 편의점 세븐일레븐(법인명 코리아세븐)이 아모레퍼시픽(090430)이 사용하던 을지로 시그니처타워로 본사를 이전한다.

26일 롯데그룹 관계자는 “5월 중순 세븐일레븐과 현재 입주해 있는 롯데손해보험빌딩과의 임대차 계약이 만료된다”며 “최근 롯데자산개발이 입주한 을지로 시그니처타워로 본사를 옮길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울 을지로 시그니처타워 전경. 현재 아모레퍼시픽은 용산 신사옥으로 이전한 상태다.

세븐일레븐은 2012년 서울 중구 롯데손해보험빌딩에 입주해 3개 층을 사용하고 있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입주 당시 4000여개 수준이던 세븐일레븐 점포가 지난 3월말 기준 9371개를 기록하는 등 조직 규모가 급속도로 커졌다”며 “롯데손해보험빌딩 내에서 공간 확장이 어려워 본사 이전을 추진한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2012년 롯데손해보험빌딩 입주 당시 960명이던 세븐일레븐 직원은 현재 1400여명으로 45% 가량 늘었다. 매출 역시 1조9000억원에서 지난해 3조8500억원으로 두배 가량 증가했다.

시그니처타워는 을지로 3가에 위치해 있는 고급 오피스 빌딩이다. 지하 6층, 지상 17층 규모로 연면적은 9만9000여㎡(약 3만평)에 이른다. 아모레퍼시픽이 용산 신사옥 공사 과정에서 임대해 지난해말까지 본사로 사용했다.

현재 소유주는 이지스자산운용으로 지난해 말 롯데몰 등을 운영하는 롯데자산개발이 부동산 자산관리(Property Management)를 맡았다. 현재 시그니처타워에는 롯데자산개발을 비롯해 동양, 금호그룹 일부 계열사들이 입주해 있다.

일각에선 이번 세븐일레븐의 시그니처타워 이전으로 롯데 유통사업부문(유통BU) 내 중소규모 계열사가 한데 뭉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롯데자산개발과 세븐일레븐은 모두 유통사업부문 소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롯데손해보험빌딩에 입주해 있는 롯데손해보험과 롯데카드는 세븐일레븐과 시너지를 내기 어렵지만, 같은 사업부문 소속 계열사가 모인다면 계열사 시너지를 내기에 유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임대료 부담이 세븐일레븐의 본사 이전 배경 중 하나라는 분석도 있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시그니처타워는 아모레퍼시픽 이전 이후 공실이 많은 편”이라며 “롯데자산개발이 입주기업을 모집하기 위해 계열사 세븐일레븐에 일부 임대료를 할인해주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