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은 25일 개막한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미디어 발표회에 참석하는 공식 일정외에도 5~6개업체 전시관을 둘러봤다. 토종업체와 다국적업체를 가리지 않았지만 전기차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에 집중됐다.당장 파는 모델 보다는 컨셉트카에 관심을 보였다.

25일 개막한 베이징 국제모터쇼에 참석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현대차 행사후 가장 먼저 들른 중국 토종업체 관즈(觀致) 전시관에선 5G(5세대)와 인공지능(AI)기술을 결합한 전기 컨셉트카 등을 둘러보며 주변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홍콩 증시에 상장된 중국 자동차업체인 정다오(正道)에서도 전기 컨셉트카를 살펴봤다. 정다오의 돤팅팅(段婷婷)홍보총감은 이탈리아 디자인 회사가 설계한 모델로 2020년에 출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중국 최대 SUV업체인 창청(長城)이 별도로 만든 고급브랜드 웨이(WEY) 전시관에도 들러 설명을 들었다. 웨이는 고급 전기 SUV 등을 선보였다.

중국 승용차 시장에서 토종 브랜드 가운데 가장 높은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 지리(吉利)자동차 코너에서는 보루이(博瑞) 모델의 SUV 컨셉트카에 관심을 보였다. 지리차의 보루이 모델은 중국의 B급(중저가) 토종브랜드 승용차 시장에서 베스트셀러로 통한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이 25일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중국 최대 토종 자동차 브랜드 업체인 지리자동차의 보루이모델의 SUV 컨셉트카를 살펴보고 있다.

외국계 회사중에선 BMW가 아시아에서 처음 공개한 전기로 달리는 i비전 다이내믹스 컨셉트카를 면밀히 살펴보며 관계자들의 설명을 들었다.

정 부회장은 중국 전용 스포티 세단 라페스타(Lafesta)를 처음 공개한 현대차와 올 하반기 판매할 중국 전용 SUV 모델 ‘이파오(奕跑)’를 선보인 기아차 미디어 발표회에선 직접 설명을 하지 않고 기념사진을 찍는 것으로 일정을 소화했다.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배치 이후 급속히 악화된 중국사업의 전망에 대한 기자들의 물음에 “준비를 많이 했고, 올해 신차도 많이 나온다”며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경쟁에 뒤처지지 않도록 연구소에서도 열심히 하고 있어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본다”며 긍정적인 전망을 재확인했다.

올해 중국에서의 목표(현대차 90만대, 기아차 45만대) 달성 가능성에 대해서도 “될 겁니다”라고 답했다. 중국에서의 수소자동차 출시 시점을 묻자 “조율중이다”는 답만 돌아왔다.

25일 개막한 베이징 국제모터쇼에서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이 BMW의 i비전 다이내믹스 컨셉트카를 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계 헤지펀드 엘리엇이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를 합병해 지주사로 전환할 것을 요구하는 데 대한 질문을 하자 입을 닫았다. 이후 다른 업체 자동차에 대한 물음에도 굳은 표정으로 답하지 않았다.

전세계 14개국에서 하만 등 부품업체를 포함 1200여개 업체가 참가한 베이징국제모터쇼는 5월 4일까지 열린다. 105개 모델(다국적 자동차 회사 16개 모델)이 세계에서 첫 선을 보였고, 신에너지자동차 174개 모델 가운데 중국 기업이 124개로 71%를 차지했다. 상하이에 독자 전기차 공장 설립을 추진중인 미국의 테슬라가 처음 참가해 눈길을 끌었다.

마오쩌둥 리무진으로 유명한 훙치를 제작한 이치자동차의 변신을 보여주는 녹색 전기 스포츠 컨셉트카가 25일 개막한 베이징 국제모터쇼에 나왔다.

마오쩌둥(毛澤東)의 지시로 1958년 양산에 들어갔던 중국판 리무진 훙치紅旗·붉은 깃발) 제조업체 이치(一汽)자동차는 녹색의 날렵한 전기 스포츠 컨셉트카를 선보여 눈길을 끌었다. 관용차 이미지가 강한 훙치의 변신을 보여주는 장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