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난양공대 연구진은 매장의 조명이 어두우면 기능보다는 스타일이 좋은 하이힐을, 밝으면 스타일보다는 기능이 좋은 편한 신발을 더 선호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하이힐처럼 기능보다는 스타일을 더 중시하는 상품이라면 매장 조명을 더 어둡게 해야 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그래야 고객들이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서 벗어나 오롯이 자신만을 위한 쇼핑을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싱가포르 난양공대와 미국 노스웨스턴대 공동연구진은 23일(현지 시각) "어두운 곳에서는 남들이 다 인정하는 기능보다는 자신만의 욕구를 충족시킬 상품을 먼저 구매한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국제 마케팅 연구 저널'에 실렸다.

연구진은 남녀 대학생 100명을 어두운 곳과 밝은 곳으로 나눠 등받이 기능이 뛰어난 의자와 등은 좀 불편하지만 스타일이 좋은 의자 중 어느 쪽이 나은지 1에서 9점까지 매기게 했다. 실험 결과, 스타일이 좋은 의자는 어두운 곳에서 가장 높은 점수(7.48점)를 받았다. 이에 비해 기능성 의자는 밝은 곳에서 가장 높은 6.76점을 받았다.

이는 180명을 대상으로 한 두 번째 실험에서도 마찬가지였다. 능력 있는 사람과 재미있는 사람 중 한 명을 신입 직원으로 뽑을 때에도 어두운 곳에서는 재미있는 사람을 뽑는 사람이 많았다. 노트북이나 모바일 앱(응용프로그램) 선택도 마찬가지였다. 반면 어두운 곳이라도 실험 말미에 다른 사람들을 생각하게 하면 이전과 선택이 달랐다. 신입 직원 선발 실험에서 동료를 생각하게 하면 어두운 곳에 있는 실험 참가자라도 재미보다는 능력 있는 사람을 뽑았다.

이번 논문의 대표 저자인 이렌느 황 난양공대 경영학과 교수는 "어두운 곳에서는 사람 간 감정적 연결이 끊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번 연구는 이를 쇼핑에 적용해 매장이 어두우면 다른 사람의 감정보다 자신의 욕구를 우선시한다는 사실을 입증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