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주일에 50번 넘게 양념치킨 라면을 끓여 먹었습니다. 그러고도 주말엔 또 치킨을 시켜 먹었죠."

농심 수프개발팀 마유현(35·사진) 과장은 '치킨의 치명적 매력'을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농심이 23일 출시한 '양념치킨 큰사발면' 소스를 개발한 인물이다. 최근 10~20대 사이에서 유행하는 '치면(치킨+라면)' 트렌드를 반영한 신제품이다. 치면은 매콤달콤한 양념치킨 소스에 라면을 비벼 먹는 것. 최근 치킨 전문점 메뉴로 등장할 만큼 인기를 끌고 있다.

식품공학 석사인 마 과장은 2006년 농심에 입사해 11년째 수프 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부대찌개면과 우육탕면 수프가 그의 손을 거쳤다. 마 과장은 2016년 초부터 양념치킨 큰사발면 소스 개발에 나섰다. 그는 "지난달 완제품이 나오기까지 3000번 넘게 양념치킨면을 끓여 시식했다"며 "이번 수프는 매운맛을 견디고 '혀 아파 낳은 자식' 같다"고 웃었다.

젊은 층을 겨냥한 라면 신제품을 구상하던 마 과장은 대학 시절 즐겨 먹던 '숯불양념 비빔면'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했다. 그는 "시장 조사를 했더니 치면이 이색 레시피로 관심을 모으고 있었다"며 "지난 한 해 치면과 관련된 인터넷 블로그 글이 5000건 넘게 올라온 것을 보고 '되겠다'는 확신을 얻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