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스타트업(초기 벤처기업)의 투자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일본 등 아시아 지역으로 점차 옮겨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992년부터 2017년까지 25년간 총 11만7338건의 스타트업 투자를 분석한 결과 1990년대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는 세계 스타트업 투자의 90% 이상이 미국계 자본에 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작년에는 이 비중이 43.5%로 줄었다. 투자 규모 역시 2000년 870억달러(약 93조원)에서 670억달러(약 71조6500억원)로 감소했다.

미국계 자본이 줄어든 자리를 메운 것은 중국과 일본의 자본이었다. 작년 스타트업 투자 가운데 중국계 자본은 380억달러(약 40조6400억원)로 24.5%를 차지했다. 일본계 자본 역시 180억달러(약 19조2500억원)로 12%에 달했다. 여기에 나머지 아시아계 자본 3.3%를 더하면 세계 스타트업 투자에서 아시아계 자본이 차지하는 비중은 39.8%까지 올라간다.

아시아계 자본이 빠르게 늘어난 배경에는 창업 주도권이 미국에서 중국·동남아시아 등 아시아 지역으로 옮겨오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알리바바, 텐센트, 바이두 등 중국 기업은 물론이고 동남아시아의 차량 공유 업체 그랩, 인도의 전자상거래 업체 플립카트 같은 기업들이 급성장하는 과정에서 중국계 펀드나 현지 벤처캐피털의 막대한 자금이 이들에게 흘러들어 간 것이다. 세계 벤처 투자의 큰 손인 일본 소프트뱅크 손정의 회장은 일본계 자금의 벤처 투자를 이끌었다. 손 회장은 작년에 920억달러(약 98조2560억원) 규모의 벤처 투자 펀드인 비전 펀드를 만들었다. 여기에는 사우디 국부펀드 같은 외부 자금도 대거 투입됐지만 소프트뱅크의 자금 역시 상당히 포함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