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궁뜰 어린이공원 앞에는 건축디자인회사인 쿠움파트너스 김종석 대표가 설계한 두 건물이 나란히 서 있다. 하나는 재생 건축(리모델링)으로 되살린 오래된 건물, 다른 하나는 신축 건물이다.

음성원 에어비앤비 미디어정책총괄이 지은 '도시의 재구성' 책에 소개된 두 건물의 임대료는 거의 비슷하다. 재생 건물이 3.3㎡(1평) 당 연 103만 5000원, 신축 건물이 1평당 연 94만 5000원으로 재생 건물 임대료가 조금 더 높다.

그런데 임대료를 뽑아내기 위해 투자한 공사비를 비교하면 재생 건축의 장점을 알 수 있다. 재생 건축 건물(연면적 425㎡)은 증축 등에 투입된 공사비가 4억5000만원이었다. 반면, 신축 건물(연면적 715㎡) 공사비는 12억8000만원이 들었다. 1평당 공사비를 따져보면 재생 건축 건물이 349만원, 신축 건물이 평당 590만원 수준이다. 재생 건축의 비용이 신축의 60%에 불과한 셈이다.

재생 건축은 규제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재생 건축이 만약 연면적 모두를 신축했다면 건축법에 따라 3대의 주차공간을 마련해야 한다. 그러나 재생건축은 증축한 부분에 대해서만 주차장 규제를 받게 돼 2대의 주차공간만 만들면 된다.

재생건축이 훨씬 경제적인데도 사람들은 왜 지금까지 신축을 선호했을까? 빈 땅이 많았던 1970~1980년대에는 신축이 건축의 표본이었다. 건축비 역시 이때도 신축 가격이 재생건축보다 비싸기는 했지만 가격 차이가 지금처럼 크지는 않았다. 인건비, 자재비, 건설 폐기물 처리비 등이 지금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시간이 흘러 이제 서울은 '오래된 도시'가 됐다. 용적률이 높은 빌딩이 대량으로 공급될 필요도, 그래 봐야 빈 방이 없어 모두 채울 것이라는 보장도 없다.

물론 재생건축이 항상 좋은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단점이 될 수도 있다. 다만, 김 대표의 건물이 들어선 연희동은 20대 젊은 층이 더 많이 찾는 곳이기 때문에 주차장이 부족해도 인기가 높다.

음성원 총괄은 "옛 것의 가치가 떠오르는 시기와 저성장에 따라 재생건축의 효율성이 주목 받을 수 밖에 없는 시점이 결합하면서 재생건축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잡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