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7년 AT&T의 연구원이 전화기를 자동차 안테나에 연결하는 방식을 개발했다. 하지만 이 작은 사건의 거대한 의미를 눈치챈 사람은 거의 없었다. 이후 70년간 카폰, 호출기, 휴대폰, 스마트폰으로 이어진 기나긴 변화가 있었지만, 매 순간 사람들에게는 그다지 신기할 것도 없는 변화였다.

트렌드는 어느 날 갑자기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초기에는 아무도 눈치채기 어려운 미미한 사건으로 첫 신호를 보내며, 성숙할 때까지도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다. 게다가 서로 아무런 관련성이 없는 분야에서 이런 사건들이 별개로 일어난다. 나중에 합쳐져서 전모를 드러낸 뒤에야 사람들은 알게 된다. 반대로 사람들이 열광하던 신발명이 정작 트렌드가 아니라 한때의 유행으로 그치는 경우도 많다. 시장 변화를 미리 감지하고 변화를 선도해야 할 경영자들은 트렌드가 모든 사람에게 드러나고 나서 아무리 대응해 봐야 이미 늦다.

미래학자 에이미 웹은 '시그널스'에서 미래의 트렌드를 읽을 수 있는 현실적인 지침을 알려주고 있다. 첫 단계는 변두리에서 일어나는 유력한 용의자들을 주의 깊게 선별하는 일이다. 유능한 과학자가 발표한 논문이나 골방의 기이한 해커가 벌인 소동뿐만 아니라 평범한 직장인의 산뜻한 아이디어까지 심증이 가는 모든 후보를 신중히 탐색한다. 이후 2단계는 이 정보들을 범주화해서 상호 연결 가능성과 숨겨진 패턴 그리기, 3단계엔 이것이 진짜 트렌드인지 반짝하고 마는 유행인지에 대한 진지한 질문하기다. 4단계는 변화가 있는 시점 판단, 5단계 가능한 시나리오와 전략 작성하기, 6단계 자신의 전략이 과연 원하는 결과를 얻어낼 수 있을지에 대한 엄정한 사고 실험을 거친다.

경영자 스스로 미래를 경영하는 습관이 들어 있지 않다면 누구도 21세기에 생존을 담보할 수 없다. 그리고 현재는 사실상 미래와 동의어다. 현재는 지금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시그널을 끝없이 보내고 있다. 다만 경영자가 이를 감지하지 못할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