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부, 한국GM 각 공장 3000만 달러 신규 투자 여부 검토 후 외투지역 지정 결정
"외투지역 지정 여부가 경영정상화 걸림돌 되지 않도록 할 것"
인천시와 경상남도가 한국GM의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각각 외국인투자(외투)지역으로 지정해 달라고 산업통상자원부에 요청했다. 산업부는 한국GM 경영정상화 과정에서 외투지역 지정 문제가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로 결론 내겠다는 입장이다.
다만, 외투지역을 지정하기 위해서는 '5년 내 5000만 달러 이상 투자로 공장 신설'이라는 요건을 충족해야 하기 때문에 산업부는 정무적인 판단은 배제하고 한국GM의 투자 계획이 요건에 맞는지만을 두고 판단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GM의 투자 계획이 요건에 부합하지 않거나 부실할 경우 산업부가 한국GM측에 보완 요청을 할 수도 있어 지정 여부 결정에는 상당한 시일이 걸릴 가능성도 있다.
산업부는 12일 "인천시가 이날 오전 한국GM 부평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요청서를 제출했다"며 "경상남도도 지난 4일 한국GM 창원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해달라고 요청함에 따라 한국GM이 제출한 투자계획을 자세히 검토한 뒤 지정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한국GM은 지난달 13일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각각 부평공장과 창원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해달라는 신청서를 낸 바 있다. 신청서에는 한국GM에 대한 신차 배정 계획과 생산량 유지 방안, 공장의 신설 또는 증설 계획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인천시와 경상남도는 신청서가 외투지역 지정 요건에 맞는지 검토한 뒤 최종 요청서를 산업부에 전달했다.
◇ 산업부, 지정 검토 후 외투실무위원회·외투위원회 심의 거쳐 최종 결정
외투지역으로 최종 지정되기까지는 몇 단계 절차를 거쳐야 한다. 산업부는 우선 한국GM의 투자계획이 외투지역 지정 관련 법령에서 규정한 요건에 부합하는지 검토한다. 산업부는 △투자실행 가능성 △지역 간 균형발전 및 국토의 효율적 이용 △고용 증대 등 국민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한다.
만약 투자계획이 요건에 맞지 않을 경우 산업부는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투자계획을 보완해달라고 요청할 수 있다. 그러면 지자체는 다시 한국GM에 투자계획 보완을 요청하고, 한국GM이 다시 지자체에 수정된 계획을 넘기면 다시 산업부 검토가 이뤄진다.
현행법상 제조업 분야의 경우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려면 지정 이후 5년 이내로 투자금액 3000만 달러 이상을 투입해 공장시설을 신설해야 한다는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 외투지역으로 지정되면 관련 기업은 조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사업(외국인투자)에서 발생한 소득에 대해 최초 5년 동안 법인세 등이 100% 감면되고 이후 2년에도 50% 감면된다.
산업부가 한국GM 투자계획이 요건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검토 내용을 토대로 평가보고서를 작성한다. 이후 외국인투자실무위원회가 이 평가보고서를 다시 검토한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이 외투실무위원회 위원장을 맡으며 각 관계부처 국장급들이 위원으로 참여한다. 외투실무위원회는 한국GM 부평공장 및 창원공장을 외투지역으로 지정하는 것이 합당한지 판단한다.
외투실무위원회 검토 후에는 백운규 산업부 장관이 위원장이 되는 외국인투자위원회에서 안건을 최종적으로 심의한다. 외투위원회에는 각 관계부처 차관급이 참여한다. 외투위원회가 외투지역 지정을 결정하면 산업부는 인천시와 경상남도에 결과를 알리고, 각 지자체는 관보 또는 공보를 통해 지정 내용을 고시한다. 고시에는 한국GM 투자계획이 어떤 점에서 지정 요건을 충족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담긴다.
산업부 관계자는 "외투지역 지정은 법적인 요건을 충족했느냐 안 했느냐만을 두고 판단하는 '기계적 절차'다"며 "정무적인 판단은 최대한 배제할 방침이다"고 말했다.
산업부는 외투지역 지정이 이뤄질 경우 한국GM이 투자 및 고용을 계획대로 이행하는지 강도 높게 점검할 계획이다. 만약 외투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한국GM이 계획대로 투자하지 않을 경우 산업부는 외투지역 지정을 철회하고 세제 혜택분을 모두 회수한다. 징크옥사이드코퍼레이션의 경상북도 경주시 공장은 2010년 5월 10일 외투지역으로 지정받았지만, 지정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외투지역 지정이 취소됐다.
◇ 산업부 "최대한 빠른 시일 내 결론 내 경영정상화 걸림돌 되지 않을 것"
산업부는 최종 결정까지 어느 정도의 시간이 걸릴지는 예단하기 힘들다는 입장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과거 지정 사례를 보면 기업별로 짧게는 2주에서 길게는 수개월까지 걸리는 등 결정 기한은 천차만별이다"며 "투자계획이 요건과 맞지 않을 경우 보완을 요청하는 과정이 몇차례 생기면 외투지역 지정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GM의 신차 배정 계획이 외투지역 지정 요건인 '공장시설 신설'과 부합하는지를 검토하는 게 핵심 과제다. 기존 공장에 신차 생산을 위한 생산설비 신규 도입 등도 공장 신설로 봐야 할지 산업부가 판단해야 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존 공장 옆 부지에 새로운 시설을 설치하는 것도 신설로 볼 수는 있지만, 한국GM 투자계획이 어떤 내용인지 살펴봐야 한다"며 "지자체 검토를 통해 한국GM 투자계획이 요건에 기본적으로 충족됐다고는 보이지만, 사안이 간단해 보이지는 않아 시간이 더 걸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한국GM 노사 쟁의가 발생하는 등 상황이 긴박하게 돌아가고 있는 만큼 외투지역 지정 여부가 사태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지자체뿐 아니라 관계 부처와도 수시로 소통해 빠른 시일 내로 결론이 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EU 외투지역 제도 개선 요구 변수로 작용할 수도
유럽연합(EU)이 외투지역에 투자한 외국 기업에 조세 혜택을 주는 것은 내외국민차별이라고 문제를 제기한 점도 최종 심의 과정에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기획재정부가 EU와 외투지역 제도를 올해 말까지 개정하겠다고 EU와 약속했기 때문에 새로 외투지역을 지정할 경우 문제가 될 수 있다며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산업부는 현행법의 테두리 안에서 지정 여부가 결정되기 때문에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산업부 관계자는 "현재 법이 바뀌지 않았기 때문에 우선은 현행법에 따라 외투지역 지정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며 "지정 요건을 충족했음에도 EU와의 약속 때문에 지정을 일부러 하지 않는 일은 없을 것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