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업체 넥슨코리아의 자회사 네오플이 국내 게임 업계 최초로 지난해 영업이익 1조원을 돌파했다. 네오플의 모회사인 넥슨코리아의 개별기준 영업이익 673억원의 16배에 달하는 실적이고, 경쟁업체인 넷마블의 영업이익 5100억원과 엔씨소프트의 5850억원의 2배 수준이다. 하지만 업계에선 넥슨의 수익 구조가 지나치게 네오플에 의존하고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10일 공개된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네오플은 지난해 매출 1조1500억원, 영업이익 1조640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각각 50%, 60% 증가한 수치다. 영업이익률(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중)은 93%에 달했다. 제주도에 본사를 둔 네오플의 직원은 570명이고, 대부분 개발자다.

네오플이 개발한 PC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의 등장 캐릭터 ‘총검사’의 모습. 네오플은 지난해 던전앤파이터 인기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원을 넘겼다.

네오플의 놀라운 성과는 중국에서만 1조570억원의 매출을 올린 인기 PC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에 힘입었다. 네오플이 개발한 모험 성장 게임 '던전앤파이터'는 중국 최대 인터넷·게임업체 텐센트가 중국 내 유통을 맡아 2008년부터 중국에서 서비스하고 있다. 네오플의 영업이익률이 특히 높은 이유는 텐센트로부터 받은 로열티 수익이 대부분 영업이익으로 연결됐기 때문이다. 텐센트는 '던전앤파이터'로 올린 매출의 30~40%를 네오플에 지급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텐센트가 중국에서 광고홍보·서버유지관리 등 게임 유통에 드는 비용을 부담하고, 네오플은 개발자들이 게임을 업데이트하는 역할만 맡는다. 넥슨 관계자는 "특히 중국의 춘제·국경절 등 명절을 맞아 '던전앤파이터'에 여러 콘텐츠를 추가하면서 중국 매출이 급증했다"고 말했다.

반면 넥슨코리아의 작년 개별 영업이익은 2016년(931억원)에 비해 28%가 줄어든 673억원에 그쳤다. 자회사 네오플의 '던전앤파이터'를 제외하고는 별다른 이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넥슨 측은 "모바일 게임 시장에 의욕적으로 진출하면서 마케팅 비용 지출이 많았다"고 했다.

하지만 업계에선 넥슨의 대작 게임이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한다. 한 게임업체 관계자는 "'던전앤파이터'의 인기가 식기 시작하면 넥슨 전체의 매출과 이익도 급감하고 한국 게임 수출도 타격을 입을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