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전 한진해운 회장)이 대주주로 있는 유수홀딩스(000700)가 매출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던 한진해운의 도움 없이도 실적이 개선돼 눈길을 끌고 있다. 지난해 12월 미공개정보 이용으로 징역 1년 6월을 선고 받고 법정구속된 최 회장이 홀로서기에 성공할 수 있을지 업계 관심이 집중된다.

최은영 한진해운 회장

10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유수홀딩스 영업이익은 579억원으로 전년(211억원) 대비 174% 증가했다. 매출은 4335억원으로 전년(4158억원) 대비 4.2% 늘었다. 한진해운이 건재하던 2015년(매출 5163억원, 영업이익 671억원) 수준에는 못 미치지만, 2016년 한진해운 법정관리로 발생한 피해를 거의 회복한 셈이다.

지주회사인 유수홀딩스는 2014년 한진해운홀딩스에서 사명을 바꿨다. 최 회장은 2014년 한진해운 경영권을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에게 넘기면서 싸이버로지텍, 유수에스엠, 유수로지스틱스(당시 에이치제이엘케이) 등을 분리해 유수홀딩스그룹을 만들었다. 유수홀딩스는 지난해 유수에스엠을 현대글로비스(086280)에 매각하고, 소프트웨어 개발업체 싸이버로지텍과 화물운송 중개업체 유수로지스틱스를 종속회사로 두고 있다.

당초 해운업계에서는 한진해운 법정관리가 유수홀딩스에 큰 타격을 줄 것으로 예상했다. 유수홀딩스 주요 사업이 해운·항만·물류의 소프트웨어 개발이나 화물 중개 대리, 보관 창고업 등으로 대부분 한진해운에서 매출이 발생하는 사업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계약 물류나 포워딩(운송대행)을 주로 하는 유수로지스틱스는 한진해운 법정관리 충격으로 지난해 매출이 전년 대비 19% 감소한 233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도 165억원 발생했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해상 물동량과 항공 물동량이 각각 전년 대비 20% 감소했다"며 "한진해운 법정관리 영향으로 구주(유럽) 내륙운송 사업이 중단돼 매출이 감소했다"고 했다.

서울 여의도 유수홀딩스 빌딩

하지만 싸이버로지텍이 한진해운 부재에도 불구하고 일본 NYK 등 글로벌 주요 선사들과 사업을 지속하면서 실적 개선을 이끌었다. 싸이버로지텍 영업이익은 2016년 252억원에서 2017년 709억원으로 181% 증가했다. 매출은 1622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싸이버로지텍은 해운·항만·물류 분야에서 정보통신(IT) 솔루션을 제공하는 업체로 선사나 터미널의 운영 시스템을 구축한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싸이버로지텍은 한진해운 덕분에 크게 성장하긴 했지만, 자체적으로도 경쟁력을 갖추고 있는 회사"라며 "당분간 더 지켜봐야하겠지만, 홀로서기에 성공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유수홀딩스에 따르면 싸이버로지텍은 컨테이너 솔루션 부문에서 세계 시장 점유율 12%, 국내 시장 점유율 33%를 기록 중이다. 터미널 솔루션 부문에서도 세계 시장 점유율 13%, 국내 시장 점유율 50%를 기록 중이다.

싸이버로지텍은 SK해운, 장금상선, 흥아해운(003280), 폴라리스쉬핑, SM상선 등 국내 주요 선사 뿐 아니라 PIL, 캄바라기센 등 외국 선사를 파트너로 두고 있다. 항만 터미널 분야에서도 부산항, 인천항, 평택항, 울산항 등 국내 주요 항만의 터미널 운영사와 싱가포르항만공사(PSA), DP월드 등 글로벌터미널운영사(GTO)와도 협력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한진해운이 남아있었다면 훨씬 더 좋았을 것이란 아쉬움은 있다"면서도 "유수홀딩스도 기업 입장에서 독자적인 생존을 위해 노력한 결과"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