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는 6일 삼성전자가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번 갱신했다는 발표에도 투자 심리가 살아나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갑작스럽게 중국을 겨냥한 백악관 성명을 발표하면서, 사그라드는 듯했던 미국과 중국간 무역 분쟁의 불씨가 아직 남아있다는 인식이 확산됐다. 삼성증권에서는 사상 최악의 배당 사고가 발생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날보다 7.94포인트(0.33%) 떨어진 2429.58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이 2360억원 팔면서 지수를 끌어내렸다. 개인과 외국인이 각각 2086억원, 194억원 샀지만 지수 반등에는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지수는 0.97포인트(0.11%) 내린 867.96에 장을 마쳤다. 코스닥지수는 오전 한때 869.81까지 오르며 상승 전환하는 듯했으나 이내 힘을 잃고 하락 마감했다. 코스닥시장은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236억원, 285억원 규모로 순매도했고 개인이 655억원 순매수했다.

6일 코스피지수 추이

◇ 삼성전자·SK하이닉스 고난의 날…'삼성증권 쇼크' 겹쳐 증시 들썩

이날 외국인은 삼성전자(005930)SK하이닉스(000660)를 각각 1121억원, 10821억원어치 팔면서 주가를 끌어내렸다. 특히 외국인은 지난달 23일부터 이날까지 삼성전자 주식을 11거래일 연속 순매도했다.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실적을 또 한번 경신했지만 장중 한 때 2%대까지 빠졌다. 이후 낙폭을 줄이면서 전날보다 0.7% 빠진 24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1분기 영업이익(15조6000억원)이 증권가 예상치를 1조원이나 웃돌았지만 주가를 끌어올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 2위 SK하이닉스의 주가도 3.14% 빠졌다.

이영곤 하나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그동안 실적을 견인했던 반도체 업황이 향후 둔화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어 투자심리 개선이 제한적이었다"고 설명했다. 스위스 투자은행 UBS는 5일(현지시각) "메모리 사이클에 대한 우려로 이익이 줄어들 수 있다"면서 마이크론과 텍사스인스트루먼트에 대한 투자 의견을 '매도'로 하향 조정했다. 두 회사의 주가는 각각 6.65%, 1.89% 하락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1.04% 떨어졌다.

대량 매도가 발생했던 순간 삼성증권 주가 추이

삼성증권(016360)주가는 사상 최악의 배당 사고가 발생해 하한가까지 밀렸다가 결국 전날보다 3.64% 떨어진 상태로 장을 마쳤다. 삼성증권은 이날 우리사주에 주당 1000원을 배당해야 하는데, 실수로 주당 1000주(4000만원 상당)를 배정했다. 우리사주 283만1620주에 28억원을 배당해야 하는데 28억3160만주를 배정한 셈이다. 이 중 540만주가 매도됐다.

반면, 정부 지원 기대감에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는 의약품 업종, 그리고 건설업종과 음식료품은 1%대 상승했다.

코스닥시장은 셀트리온헬스케어(-0.4%), 신라젠(215600)(-3.01%), 메디톡스(086900)(-1.51%) 등 시총 상위 3개 종목의 주가가 빠졌다. 에이치엘비는 14.93% 급등했다.

◇ '아, 또 트럼프'…미·중 무역 분쟁 우려에 피로감

완화되는 듯했던 미·중 무역분쟁에 대한 우려가 다시 살아나면서 당분간 시장에 불안심리가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 성명을 통해 1000억달러(약 106조원)어치의 중국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하는 방안을 고려하라고 미국 무역대표부(USTR)에 지시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이 물밑 협상을 통해 합의점을 찾을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영곤 팀장은 "무역전쟁 우려가 해소되고 있진 않지만, 전면전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높지 않다"며 "당분간은 시장 참여자들의 불안심리가 이어지면서 변동성 장세가 지속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