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매출 1위 제약사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YH25448'의 임상 연구 성과가 속속 공개된다. 2015년부터 유한양행을 이끄는 이정희(사진) 대표의 '한 수'인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을 통한 연구중심 제약사로의 체질 개선 성과가 본격화하는 신호탄이다.

5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은 YH25448의 전임상(동물모델)과 국내 임상 1상을 마무리하고 4월 14일(현지시각)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암학회(AACR)'에서 임상 결과를 발표한다. 현재 마무리된 임상 1상 결과는 6월 초 미국 시카고에서 열리는 '미국임상종양학회(ASCO)'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제약 업계에서는 2015년부터 본격화한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의 개방형 혁신 전략이 올해 두각을 드러낼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매출 1위 제약사임에도 불구하고 신약 연구개발(R&D)에 소극적이라는 유한양행에 대한 외부 평가가 달라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 3세대 비소세포폐암치료제 YH25448...오픈이노베이션 첫 성과물

유한양행이 개발 중인 표적항암제 YH25448은 3세대 상피세포성장인자 억제 메커니즘을 지닌 비소세포성 폐암 치료제 신약후보물질이다. 오스코텍이 미국에 두고 있는 자회사인 '제노스코(Genosco)'로부터 2015년 7일 기술 도입한 것으로 이정희 유한양행 대표가 2015년 3월 취임한 뒤 첫 오픈이노베이션 성과로 평가받는다.

폐암은 암세포 크기에 따라 소세포암과 비(非)소세포암으로 나뉜다. 비소세포성 폐암은 전체 폐암의 70~80%를 차지한다. 비소세포 폐암 환자는 매년 꾸준히 늘어나고 있으며 시장조사 기관 '글로벌 데이터(Global Data)'사에 따르면 치료제 시장은 2025년 268억달러(약 2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1세대 약물들은 반복 투여 시 약 50~60% 확률로 유전자 돌연변이가 발생, 치료 효과가 줄어드는 문제가 있었다. 또 폐암 환자의 약 20~50%가 뇌로 전이되는데 기존 약물은 뇌로 전이된 폐암에 효능이 없거나 제한적이다.

YH25448은 기존 돌연변이뿐 아니라 새로운 돌연변이도 억제할 수 있는 3세대 표적 항암제로, 뇌에 전이되는 종양에 대해서도 효력이 우수하고 부작용이 적은 게 특징이다.

유한양행은 전임상과 임상 1상에서 YH25448은 대조약보다 우수한 항암 효과와 고용량 투여 시 피부 독성이나 설사 같은 부작용이 적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뇌전이 환자에게 YH25448을 투약한 결과, 돌연변이성 폐암 환자의 뇌전이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유한양행은 2~3년 전까지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R&D) 투자액 규모가 다른 상위 제약사보다 적었지만 최근 들어 관련 투자를 늘리며 'R&D 기업'으로의 변화를 꾀하고 있다. 사진은 경기도 용인 유한양행 중앙연구소에서 실험을 하는 연구원.

유한양행은 1상에서 확인한 결과를 바탕으로 식약처에 임상시험계획(IND) 변경승인을 받고 4월부터 임상2상에 돌입한다. 임상2상에서는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항암효능의 확인과 안전성을 살펴볼 계획이다. 최순규 유한양행 연구소장은 "YH25448은 유한양행 오픈이노베이션의 첫 성과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는 신약"이라며 "임상과 함께 글로벌 라이선스-아웃(기술 수출)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YH25448에 얽힌 우여곡절..."경쟁약 뛰어넘겠다"

유한양행이 집중하고 있는 비소세포폐암 치료물질 YH25448은 2016년 7월 중국 제약사 '뤄신바이오테크놀로지'에 기술 수출된 적이 있다. 하지만 중국 업체 뤄신이 계약조건 최종 합의를 지체하고 계약 불이행에 나서며 2016년 말 기술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오픈이노베이션 전략으로 기술 수출을 모색하고 있는 유한양행으로서는 다소 어이없는 수출 계약해지로 값진 경험을 한 셈이다.

3세대 비소세포폐암 치료제 경쟁 약물로는 영국 제약사 아스트라제네카가 개발한 '타그시로'가 독보적이다. 타그리소는 미국(2015년 11월)과 유럽(2016년 2월)에서 신속 허가를 받아 이미 시판에 들어갔다.

타그리소의 빠른 허가로 피해를 본 제약사가 한미약품이다. 한미약품은 독일 제약사 베링거인겔하임에 3세대 비소세포 폐암 치료물질 '올무티닙'을 기술 수출했지만, 부작용을 이유로 글로벌 임상이 중단되며 2016년 하반기 수출 계약이 해지됐다. 부작용이 임상 중단의 표면적인 사유였지만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가 시장에 빠르게 등장하며 베링거인겔하임이 신약 개발을 포기했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런 우여곡절을 지닌 3세대 비소세포 폐암 치료제 시장에서 유한양행은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의 효능을 뛰어넘는 신약으로 개발하는 데 박차를 가한다는 계획이다.

유한양행 관계자는 "이미 YH25448은 전임상에서 경쟁 약물인 타그리소보다 우수한 약효가 확인됐다"며 "뇌 전이 동물 실험에서도 강력한 항암 효능이 확인돼 앞으로 뇌로 전이된 폐암 환자 치료제 시장에서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