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 인가 절차를 깐깐히 하라는 국토교통부의 압박도 실무를 담당하는 구청 공무원에겐 먹히지 않았다.

올해 초 국토부가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인가 신청을 철저히 검토하라고 지자체를 압박했지만, 강남구가 대치동 구마을 1·2지구와 삼성동 홍실아파트 등 관리처분 신청을 하고 인가를 대기 중인 재건축 단지의 관리처분인가를 최근 일괄 처리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 강남구 대치동 구마을 전경.

4일 강남구에 따르면 대치동 구마을 1∙2지구 관리처분인가가 각각 지난달 12일과 이달 3일 승인 처리됐다. 홍실아파트의 관리처분인가도 4일 처리됐다. 구마을 1지구의 경우 2016년 관리처분인가가 승인됐고 이번에 처리된 것은 관리처분변경인가다.

서울시는 주거정책심의위원회를 통해 재건축 단지의 이주시기를 권고해 관리처분인가 시기를 간접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이들 단지는 대상에 속하지 않아 위원회 심의를 피해갔다. 서울시 조례에 따르면 정비구역 단일 단지가 2000가구를 초과하거나, 500가구를 넘으면서 주변 단지를 합쳐 2000가구를 웃도는 경우 시가 이주시기를 조정할 수 있다.

강남구 관계자는 "자체 타당성 검증을 거친 결과 절차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해 관리처분인가를 내줬다"면서 "세 단지 모두 500가구를 넘지 않아 서울시 이주시기 심의 대상이 아니다"고 말했다.

강남구에서 지난해 말까지 관리처분인가를 신청하고 아직 인가를 받지 못한 단지는 개포주공 1단지, 삼성동 홍실, 대치동 구마을 1·2지구 등 총 4곳이었다. 이중 5000가구가 넘는 개포주공 1단지는 서울시 이주시기 권고에 따라 이달 관리처분인가를 받고 이주를 시작하기로 했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강남 지역은 재건축이 지역 민심에 미치는 영향이 큰 만큼 선거를 앞두고 여론을 의식해 구청이 인가를 내준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