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창립 19년 만에 첫 사원 노동조합이 설립됐다. 공식 명칭은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노조 네이버지회'이고 별칭은 '공동성명'(共動成明)이다.

첫 노조 위원장은 스포츠·게임플랫폼 소속 개발자 오세윤씨가 맡았다. 네이버 사원 노조는 2일 설립 선언문을 발표하고 네이버 및 계열사 직원들을 대상으로 노조 가입신청 접수를 시작했다.

네이버 노조 측은 상급단체로 민노총 화섬식품 노조를 선택한 것과 관련해서는 어떤 산별노조에도 정보통신(IT) 기업이 없기 때문에 전문적인 역량을 갖추고 네이버 노조를 위해 헌신해줄 수 있는 곳을 찾았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창립 19년 만에 네이버 노동조합이 생겼다.

네이버 노조는 이날 노동조합 선언문을 통해 “회사가 성장함에 따라 초기의 수평적 조직 문화는 수직 관료적으로 변했다. IT 산업의 핵심인 활발한 소통문화는 사라졌다”며 “네이버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회사의 엄청난 성장에도 불구하고 복지는 뒷걸음질 치며, 포괄임금제와 책임근무제라는 이름으로 우리의 정당한 노동의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면서 “회사는 소통이 필요한 주요 사안들에 대해서도 일방적인 의사결정을 하며, 책임을 떠넘기기에 급급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각자의 위치에서 치열하게 고민하며 투명한 서비스를 만들기 위해 노력했으나 네이버는 공정성을 의심받고 있다. 우리의 자부심은 실망으로 변했다”고 덧붙였다.

네이버 노조는 IT업계 노동자의 권리 보호에도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네이버 노조는 “지금까지 IT업계는 노동조합의 불모지였다”며 “이제 우리는 IT 업계 (노동자 권리보호) 선두주자로서 역할을 다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네이버 노조는 활동 목표로 △사회의 신뢰를 받고 건강하게 성장하는 네이버 만들기 △투명한 의사 결정 및 수평적인 조직 문화 만들기 △열정페이라는 이름 아래 열악한 환경에서 일하고 있는 IT 노동자의 근로조건 개선을 위한 연대 등을 내세웠다.

네이버 관계자는 “전례가 없었던 일인 만큼 IT업계에 모범적인 사례를 만들기 위해 노조와 대화를 해나가는 등 노력해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