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방송미래발전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회 정원 중 33%를 '중립지대 이사'로 임명하는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내놨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방통위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에 대한 법제도 개선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만든 기구다.
29일 오후 한국방송회관에서 열린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정책제안 발표회'에서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이날 발제자로 나선 이준웅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는 현행 공영방송 이사회 구성에 대해 문제점을 지적했다. 그는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진을 추천하거나 임명하도록 돼 있지만, 실제 대통령의 소속정당과 그 밖의 정당에서 추천권을 분할해 행사하고 있다"며 "공영방송 이사회의 전문성과 관련해 구체적인 자격요건이 존재하지 않고 이로 인해 이사 자격에 대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하며 이사회 의사결정에 대한 사회적 불신이 가중하는 문제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이사회 정원 중 33% 이상을 중립지대 이사진으로 임명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인 '중립지대 이사'를 제안했다. 중립지대 이사는 정당별 추천이 아닌 정당 간 합의적 추천 또는 임명의 원칙에 따라 정치적으로 치우치지 않고 전문적 식견을 갖춘 인사로 구성된 이사진을 의미한다. 예컨대, 이사회 정원이 9명이면 중립지대 이사는 3명 이상, 11명이라면 4명 이상, 13명이라면 5명 이상으로 중립지대 이사진을 구성할 수 있다.
방송미래발전위원회의 개선 방안에는 중립지대 이사의 추천과 임명 방식과 관련해 정부와 국회 간 상호견제 원칙이 담겼다. 현재 방통위가 공영방송 이사 추천과 임명권을 행사하므로, 이사회 정원의 33%인 중립지대 이사 추천권은 국회가 행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이날 방송미래발전위원회는 중립지대 이사 추천에 대한 '제한된 거부권'도 제안했다. 제한된 거부권은 정당의 국회 교섭단체별로 1회 1명의 이사 후보에 대해 거부권 행사를 허용하는 것을 말한다. 김명중 호남대 교수는 "추천된 인사가 너무 정파적이거나 공영방송 이사를 직업으로 원하는 사람들이라면 거부할 수 있도록 권리를 준다"고 설명했다.
공영방송 이사회 운영과 관련해서는 공영방송 이사직을 직업으로 삼는 경우를 막고, 정치적 후견주의 심화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 하기 위해 이사 연임을 1회로 제한하는 내용이 제안됐다. 아울러 공영방송 이사회의 투명성을 강화하기 위해 이사회 회의록의 작성·보존·공개를 법적으로 의무화할 것도 제안됐다.
공영방송 이사회의 공영방송 경영감독 기능 강화를 위해 공영방송 경영평가 공표 의무 강화가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현행법에는 경영평가 공표 등이 규정돼 있지만 불이행 시 제재 방안이 없다. 이준웅 교수는 "공영방송 경영평가는 선택이 아닌 필수가 돼야 한다"며 "방송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