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이동걸 산은 회장 면담...22일 기자회견

금호타이어 인수 후보인 중국계 타이어 기업 더블스타가 22일 국내 언론을 대상으로 기자회견을 열고 금호타이어에 대한 향후 투자계획, 운영방안 등 금호타이어 인수를 둘러싼 각종 오해와 비판에 대해 해명한다. 이날 간담회에는 차이융썬 더블스타 회장이 참석하고 이대현 산업은행 수석부행장이 동석한다.

차이융썬 회장은 기자회견 하루 전인 21일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과 약 2시간가량 면담했다. 차이융썬 회장은 이 회장으로부터 현재 금호타이어 상황과 해외매각을 반대하는 노조 입장을 전해 들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추진하는 중국 타이어업체 더블스타의 차이융썬 회장(가운데)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DB산업은행을 찾아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 면담을 마친 뒤 떠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

당초 차이융썬 회장은 이날 산은과 면담 후 금호타이어 노조를 만날 예정이었지만, 노조가 만남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차이융썬 회장이 방한 기간 중 노조를 만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채권단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노조 내부에서도 해외매각에 대한 입장이 갈리고 있는 분위기"라며 "더블스타 회장이 노조를 직접 만나 투자 계획 등에 대해 설명하면 다소 문제가 풀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이융썬 회장이 방한한 이유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를 반대하는 노조를 설득하고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속칭 먹튀(국내 자본을 해외로 유출하고 기술력을 탈취하는 행위를 일컫는 말) 논란을 불식하기 위한 목적으로 풀이된다.

차이융썬 회장은 지난 16일 중국 칭다오 현지에서 국내 일부 언론사와 간담회를 갖고 "금호타이어에 대한 경영권은 독립될 것"이라며 "더블스타의 기술력도 금호타이어에 뒤처지지 않아 기술력 탈취라는 지적은 맞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간담회에서 차이융썬 회장은 인수 후 3년 고용보장 조건을 처음 듣는다고 말해 논란이 됐다. 당초 산은은 금호타이어에 대한 더블스타와의 투자계약 조건에 3년간 고용유지·고용승계·노조보장 등의 3대 원칙이 포함됐다고 설명해 왔다. 차이융썬 회장의 이날 발언으로 지난 19일 성사된 이동걸 회장과 노조의 면담은 뚜렷한 진전 없이 종료됐다.

차이융썬 회장은 22일 기자회견에서 이 같은 논란에 대해서도 해명할 계획이다.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의 제3자 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해 약 6463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 유상증자가 실현되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지분을 45% 확보해 최대주주 지위에 오르게 된다. 이와 별도로 시설자금 용도 2000억원을 투입하고 최소 5년간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한다.

하지만 오는 30일까지 금호타이어 노조가 더블스타 투자유치에 반대하거나 파업을 벌일 경우 계약은 무산된다. 더블스타는 투자계약의 선행조건으로 금호타이어 노조의 무쟁의를 내걸었다.

산은 등 채권단은 더블스타의 투자유치가 무산될 경우 법정관리가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지난해 채권단이 벌인 실사 결과 금호타이어의 계속기업 가치는 4600억원으로 청산가치 1조원의 절반에 불과했다. 금호타이어가 법정관리에 들어가면 국내 공장은 청산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금호타이어 일반직 사원 등 600여명은 이날 오후 금호타이어 광주공장에 모여 해외자본 유치에 찬성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노조에 전달하기도 했다. 이들은 “법정관리는 회사의 임직원과 협력업체, 수급사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최악의 선택”이라며 “해외매각보다 차라리 법정관리가 낫다는 노조의 주장은 매우 위험한 발상”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