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장잠재력 낮아져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정책금리 오르기 어려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21일 열린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당분간 수요 측면에서 물가상승 압력이 높지 않을 것으로 전망돼 성장세 회복이 이어질 수 있도록 통화정책의 완화 기조를 유지해 나갈 필요가 있다"며 "완화 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미국 금리 인상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예상되지만 한은은 경기 지원을 위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 총재는 "대내외 리스크 요인을 균형 있게 고려하면서 우리나라의 실물경제와 금융시스템이 더 안정적으로 성장·발전토록 하는 데 주안점을 두고 통화정책을 운용하겠다"며 "동시에 국제 금융시장의 높은 변동성, 가계부채 누증 등 금융안정 면에서 리스크를 살펴가며 완화 정도의 조정을 신중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총재는 국내외 경제가 회복되고 있지만 대외 불확실성이 크고 한국의 구조적인 문제가 있어 우리 경제 성장세가 뚜렷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처음으로 선진국과 신흥국 경제가 동시에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보호무역주의 강화 움직임과 주요국 통화정책 정상화 과정의 불확실성 등 세계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협하는 요인들이 적지 않게 잠재해 있다는 것이다.

이 총재는 또 "국내에서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등으로 일자리 창출이 제약되고 있고, 저출산·고령화의 급속한 진전, 소득불균형 심화, 차세대 첨단산업 발전의 지연 등이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약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우리 경제의 구조적 문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중장기적으로 경제 흐름이 지속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정부와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공유하면서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을 확충하기 위한 정책과제를 연구해 현실적합성이 높은 정책대안을 적극 제시하는 데 한은의 역량을 모으겠다"고 말했다.

이 총재는 통화정책의 유효성을 높이고 외환 안전망을 튼튼히 하기 위한 노력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감안할 때 앞으로 정책금리가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수준으로 올라가기는 어렵다고 본다"며 "경기조절을 위한 기준금리 운용의 폭이 과거에 비해 크게 협소해질 수 있기 때문에 긴 안목에서 정책 여력 확보를 위해 새로운 정책수단이나 정책운영체계를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총재는 "소규모 개방경제로서 기축통화국이 아닌 우리나라 특성을 고려해 대외 교류협력 채널을 활성화해 외환안전망을 튼튼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