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는 지난 19일 한국예탁결제원에 '주주총회 특별지원반'을 설치했으며, 이달 말까지 2주 동안 운영한다고 20일 밝혔다. 이 기간 국내 상장사(12월 결산법인) 1947곳 중 1768곳이 정기 주주총회를 여는데, 102개 기업이 "의결권 정족수를 확보하지 못할 것 같다"며 금융 당국에 지원을 요청했기 때문이다.

작년 말 섀도 보팅(shadow voting·의결권 대리 행사)이 폐지되면서 적지 않은 기업들이 주총에서 의결 정족수를 채우지 못해 감사나 감사위원을 선임하지 못하거나, 주요 안건을 통과시키지 못할까 우려하고 있다. 경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것이다. 섀도 보팅은 주주들이 주총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주총에서 나온 찬반 비율대로 주주들이 실제 투표한 것으로 간주하는 제도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 19일까지 182개사가 주총을 열었고 이 중 2곳이 의결권 정족수가 부족해 감사 또는 감사위원을 선임하는 데 실패했다. 더구나 오는 23일과 28일, 30일은 이른바 '수퍼 주총데이'다. 3일간 1169개 기업 주총이 몰려있다.

현장에서는 소액주주 의견을 많이 반영하라는 섀도 보팅 폐지의 취지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있다. 주총을 앞둔 상장사 중 810곳(42%)은 올해 온라인으로 의결권을 행사하는 전자 투표를 도입하지 않았다. 이 기업에서 주주가 의결권을 행사하려면 주총장에 직접 가거나 사전에 서면으로 의사 표시를 해야 한다. 특정일에 주총이 몰리는 경향도 예년과 비슷하다. 기업들이 소액주주의 참여를 확대하는 데 아직 소극적이란 뜻이다.

금융위는 지원 요청을 한 102개 기업의 주주들이 주총에 참여할 수 있게 증권사에 적극적으로 협조 요청을 하기로 했다. 현행법상 기업이 가진 주주명부에는 주주의 이름과 주소만 적혀있는데, 증권사는 주식 거래를 중개하는 만큼 주주들의 이메일 주소나 연락처를 갖고 있기 때문이다.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은 "금융투자협회가 증권사를 통해 주주에게 연락을 돌리고, 자산운용사가 보유한 지분만큼 적극적으로 의결권을 행사해달라"고 당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