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는 연구·개발(R&D) 투자 확대를 통해 혁신 신약을 개발하고 글로벌 시장 진출의 기반을 마련해 퍼스트 무버(first mover·시장 선도자)로 도약하겠습니다."
김영주 종근당 대표이사 사장은 올해 경영 목표를 제시하면서 신약 개발과 글로벌 진출에 대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종근당은 최근 2년 동안 국내 처방 의약품 시장에서 매출 1위를 기록했다. 그 여세를 신약 개발로 이어간다는 전략이다. 성공의 기반은 이미 마련됐다. 종근당의 R&D 투자는 매년 1000억원 이상으로 국내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신규 임상시험 승인 건수도 국내 최고 수준을 기록하며, 합성 신약과 바이오 의약품, 개량 신약 등 다양한 분야에서 신제품 후보들을 확보했다.
◇바이오 의약품 개발 속도 붙어
종근당은 올해 빈혈 치료제 바이오시밀러(바이오 의약품 복제약)인 'CKD-11101'의 국내 판매 허가를 기대하고 있다. 이 약은 일본 교와하코기린과 미국 암젠이 공동 개발한 2세대 빈혈 치료제 네스프의 복제약이다. 네스프는 아시아에서 600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으며, 암젠이 미국·유럽 등에서 판매하는 것까지 합치면 3조원에 이른다.
종근당은 지난해 CKD-11101의 임상 3상 시험을 마치고 허가를 신청했다. 이는 국산 네스프 바이오시밀러 중 가장 빠른 개발 속도다. 종근당은 글로벌 임상시험을 통해 2019년 일본과 아시아 시장에서 완제품을 출시하고 향후 미국과 유럽 시장 진출을 타진할 계획이다.
바이오 신약 개발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종근당은 지난달 범부처신약개발사업단과 바이오 신약 'CKD-702'의 연구·개발 협약식을 가졌다. 이 물질은 암세포 성장에 필수적인 간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와 상피세포 성장 인자 수용체를 동시에 차단하는 항암 이중 항체다. 내년 임상 1상 시험 진입이 목표다.
김성곤 효종연구소장은 "폐암·위암·대장암·간암 등 다양한 암세포에서 항암 효과가 나타나 기존 항암제의 내성과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혁신적인 신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글로벌 신약 임상시험도 박차
종근당은 해외에서도 신약 개발의 속도를 높이고 있다.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CKD-506', 헌팅턴 증후군 치료제 'CKD-504'가 해외에서 임상시험을 하고 있다.
종근당은 올해 1분기에 CKD-506의 유럽 임상 1상 시험을 마쳤다. CKD-506은 염증을 유발하는 효소를 억제하고, 면역을 조절하는 T세포의 기능을 강화하는 방식의 새로운 치료제다. 올해 류머티즘 관절염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2상 시험에 진입할 계획이며, 염증성 장질환처럼 치료제가 거의 없는 자가 면역 질환들의 치료제로 확장할 계획이다.
CKD-504는 지난해 미국에서 임상 1상 시험을 시작했다. 헌팅턴병은 인구 10만명당 3~10명에게 발병하는 희귀 질환으로 이 병에 걸리면 자율신경계에 문제가 생겨 근육 조절 능력을 상실하고 인지 능력도 떨어진다. 현재까지 인지 능력까지 개선하는 헌팅턴 질환 치료제가 없었다. CKD-504가 개발에 성공한다면 세계 최초로 인지 기능과 운동 능력을 동시에 개선시키는 헌팅턴 질환 치료제로 글로벌 시장에서 크게 주목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종근당은 올해부터 국내 임상시험도 시작할 계획이다.
국내에서는 차세대 항암제 'CKD-516' 경구제에 대한 임상 1/2a상도 진행하고 있다. CKD-516은 암에 영양분을 공급하는 혈관을 파괴해 암세포를 죽이는 물질이다. 혈관 생성을 억제하는 기존의 항암제보다 더 직접적으로 암을 치료할 수 있고, 암세포의 약물 내성도 극복할 수 있어 주목받고 있다. 지속적으로 약을 투여해야 하는 환자들의 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주사제가 아닌 먹는 경구제로 개발하는 것도 차별점이다.
또 다른 항암 신약 후보 물질인 'CKD-581'은 항암 유전자의 발현을 증가시켜 암세포의 성장을 억제하는 표적 항암제다. 현재 다발 골수종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 1상 시험이 진행 중이다. 김성곤 효종연구소장은 "개발 중인 합성 신약, 바이오 의약품과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약의 형태와 약물 전달 방식을 개선하는 연구도 속도를 높이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