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출산 문제가 확대되면서 국내 유통업계가 해외로 보폭을 넓히고 있다.

18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은 지난해 역대 최저인 1.05명까지 떨어졌다. 여성 1명이 평생 1명밖에 아이를 낳지 않는다는 얘기다. 이는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중 꼴찌다. 한국 경제를 이끌어가는 생산가능인구(만 15~64세)도 이미 작년부터 줄어들기 시작했다.

통계청의 '2017년 출생·사망 통계' 자료를 보면 지난해 출생아 수는 35만7700명으로 전년(4만8500명)보다 11.9% 감소했다. 197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100만 명을 웃돌았던 출생아 수는 2002년 40만 명대로 주저앉았고, 지난해 30만 명대로 추락했다.

이 탓에 유업계는 수년째 침체기를 겪으며 생사의 기로에 서있다. 해외로 시장을 확대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어려운 상황까지 온 것이다.

국내 분유업계 1위인 남양유업(003920)은 올해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인도 등 시장 진출을 모색 중이다. 분유 수출과 함께 나주 공장에서 생산하는 인스턴트 커피도 해외 판로 개척에 나섰다. 지난 1월 태국 현지 유통기업과 파트너십을 체결해 국내 커피믹스 업계 처음으로 동남아 시장에 진출한다.

이정인 남양유업 대표는 “국내 시장은 경쟁도 치열하고 저출산 문제로 시장 확대 등이 녹록치 않다”며 “해외 사업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재무성과를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급식 업체들의 해외 진출도 본격화되기 시작했다. 아워홈은 식품업계 처음으로 베트남 호텔 시장에 진출한다.

아워홈은 베트남 북부 대표기업 HTM사와 호텔사업 운영에 대한 파트너십을 체결하고, 2020년 오픈하는 하이퐁 지역 비즈니스호텔 'HTM호텔(가칭)'을 위탁 운영할 계획이다. HTM호텔은 이달 착공해 내년 말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HTM호텔은 하이퐁 시내 중심가에 자리 잡았으며 연면적 6744㎡에 지하 2층, 지상 14층 규모로 지어진다. 105개 객실과 레스토랑, 바, 피트니스센터 등 각종 편의시설을 갖출 예정이다. 아워홈이 객실과 식음 서비스 등 호텔 운영을 전담하고 수익 중 일부를 HTM사에 주게 된다.

지난해 4월에는 베트남 단체급식시장에 진출했다. 베트남 하이퐁시 LG이노텍 현지생산공장 내 급식업장 1호점을 열었고 개장 초기 하루 평균 500인분의 식수를 제공하던 이곳은 현재 1800식으로 운영규모가 대폭 확대됐다.

CJ제일제당(097950)은 ‘비비고 만두’의 글로벌 생산기지를 미국, 중국에 이어 베트남, 러시아, 독일로 확대했다. 2020년까지 ‘비비고 만두’ 매출을 1조원으로 올리고 이중 70%를 해외시장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커피 프랜차이즈 탐앤탐스는 동남아와 중동 지역 공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올해 카타르의 수도 도하에 카타르 1호점 ‘타와 몰’을 연다. 탐앤탐스는 카타르를 비롯해 태국·몽골·중국 등 9개국 80여 개 매장을 운영 중이다. 오는 4월 말에는 미얀마 양곤 공항점이 문을 열 예정이다.

김도균 탐앤탐스 대표는 “국내 시장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중”이라며 “몽골에선 1위 브랜드로 인식되고 있을 만큼 성과가 좋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