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적 난제 극복뿐 아니라 패널 생산성 38% 감소 우려
"중국과 격차 벌리려면 빠른 시일내 사업화 성공해야"

삼성디스플레이가 연내 폴더블(Foldable)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디스플레이 패널을 시험 생산할 것으로 전망이다. 다만 본격 양산까지 약 10개월 정도를 남긴 상황에서 아직도 기술적 문제들이 산적해 있어, 양산이 가능하다고 하더라도 한동안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는 오는 4분기경에 7.3인치 크기의 폴더블 OLED 패널을 양산할 계획이다. 디스플레이가 안쪽으로 접히는 인폴딩(In-folding) 방식이며, 평소에는 스마트폰으로 쓰다가 화면을 펼치면 태블릿이 되는 형태다. 접힌 자국이 남지 않고 자유롭게 접었다 펼 수 있도록 디스플레이 영역을 설계하는 데 집중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폴더블폴 콘셉트 이미지.

폴더블 OLED는 디스플레이 기술의 최종형으로 불릴 정도로 이상적인 기술이지만, 그만큼 난관도 많다. 우선 기판에서부터 소재에 이르기까지 모든 요소에 걸쳐 기존 디스플레이와 다른 차원의 난이도를 요구한다. 특히 디스플레이가 접혔을 때 일어나는 저항 변화, 전자 이동도 축소 등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도 쉽지 않다.

삼성디스플레이는 가장 어려운 과제 중 하나인 곡률반경(R, 반지름 원의 휜 정도)을 오랜 연구개발을 통해 일정 수준의 완성도를 확보했다. 삼성은 폴더블 OLED 패널로 1mm(1R) 수준의 곡률을 구현하는데 성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소비자용 제품으로 내놓기 위해서는 최소 200만회 이상 접었다 펴는 것을 반복할 수 있을 정도의 내구성을 확보해야 한다.

점·접착제인 광학용투명접착필름(OCA)의 수명을 늘려야 하는 문제도 있다. 디스플레이가 접히면 각 구성요소에 장력이 작용해 두 화면 사이가 완벽하게 달라붙지 않고 살짝 들뜨게 되면서 오톨도톨한 부분이 나타날 수 있다. 다시 폈을 때 평평하게 돌아오지 않는다는 얘기다. OCA 차원에서 휘어짐 정도를 충분히 버텨야 한다.

터치스크린패널(TSP)을 깨지기 쉬운 인듐주석산화물(ITO)에서 은나노와이어(AgNW)나 메탈메시를 바꿔야 한다. 특히 메탈메시는 10만회 안팎의 반복적인 굽힘에 잘 버티기 때문에 폴더블 스마트폰용 터치센서로 적합한 것으로 알려져 삼성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도입을 시작했다.

마지막 난관은 생산성이다. 업계에 따르면 6세대 OLED 공장에서 예상될 예정인 폴더블 디스플레이의 크기는 7.3인치인데, 우선 디스플레이 사이즈 때문에 발생하는 생산량 손실만 38% 이상으로 추정된다. 6세대에서는 기존 스마트폰용 스크린 사이즈인 5인치대에 최적화돼있기 때문이다. 수율 확보에도 어려움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때 폴더블 디스플레이 사업 초기에는 대규모 적자가 불가피하다는 시선도 있다.

디스플레이업계 관계자는 "BOE와 같은 중국계 기업들이 중소형 OLED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장하면서 삼성디스플레이가 수년간 독점했던 중소형 OLED 시장의 공급과잉은 이미 정해진 수순"이라며 "삼성디스플레이가 폴더블 디스플레이를 얼마나 빠르게 양산하고 안정화할 수 있다면 다시 중국계 기업들과 격차를 크게 벌릴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