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목동병원 신생아 4명 집단 사망 원인으로 '간호사의 손 씻기 등 위생관리 소홀에 따른 주사제 세균 감염'이라는 경찰 수사 결론에 대한 의구심이 의료계 안팎에서 커지고 있다. 일각에서는 사건 조기 종결과 책임자 처벌에만 초점을 맞춘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서울지방경찰청 광역수사대 의료사고전담팀은 4일 "주사제(지질영양제) 준비 단계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조사 결과를 질병관리본부(이하 질본)에서 전달받았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경찰은 앞서 의료진 5명을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한 데 이어 의사 두 명을 같은 혐의로 소환키로 했다. 사실상 의료인 과실로 결론지을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이와 관련 역학조사 결과를 경찰에 넘긴 질병관리본부는 "현재 수사 중인 사항이라 자세한 설명을 하기 어렵다"고만 밝힐 뿐 구체적인 설명을 하지 않고 있다.

서울 양천구에 위치한 이대목동병원 전경

이같은 경찰 수사 과정과 조사 결과에 대해 의료계는 적지 않은 의구심을 감추지 않고 있다. 6일 의료계 한 관계자는 "앞으로 이런 비극이 재발하지 않도록 병원 시스템과 정책 상의 개선점을 찾기 위해 사건에 대한 과학적인 규명이 중요했던 것인데, 그동안 보건 당국의 조사와 경찰의 수사 결과 발표를 보면 서둘러 사건을 종결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게 아닌가 싶다"고 비판했다.

지난 1월 경찰이 발표한 이대목동병원 관련 수사 진행 결과에서 이번에 새롭게 추가된 부분은 '주사제 준비 단계에서 오염이 발생했을 역학적 개연성이 있다'는 내용이다.

앞선 조사에서 사고 당시 병원은 △1인 1병 투약 △주사제 개봉 즉시 환자에게 투여 같은 기본 수칙을 지키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질본 조사에서 지질영양제에서는 사망 원인인 '시트로박터 프룬디균'이 검출되지 않았고 주사기 등 수액세트도 이상이 없었다. 이에 남은 세균 감염 경로는 '사람 손'뿐이라고 봤다. 당직 간호사들이 손으로 지질영양제를 개봉해 수액세트에 연결하는 준비 과정에서 간호사 중 일부가 위생 관리 지침을 어겨 주사제가 오염됐을 것이라는 게 경찰의 판단이다. 반면 간호사들은 경찰 조사에서 "손을 씻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경찰이 이같은 수사 결과를 공개하자,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돼 경찰 수사를 받아온 전공의와 간호사 등 의료진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피의자 전공의 측 변호인인 이성희 변호사(법무법인 천고)는 "신생아 4명이 동시 다발적으로 사망한 사건의 진상이라고 말하기엔 너무나 비과학적이고 허무맹랑한 얘기"라며 "결국 '의료진의 손 세척' 탓으로 수사 결과를 얘기하다니 황당하다"고 비판했다. 이 변호사는 "경찰은 간호사가 인정하지 않는데도 개연성을 들어 의료진 과실을 얘기하고 있다"며 "그럴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만으로 형사적 처벌을 내릴 수 없고 결국 법원에서 판가름날 것"이라고 주장했다.

보건당국도 사실상 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다.

보건복지부 관계자는 "의료법상 의료진 과실에 대한 처벌 규정은 없고 수사 결과에 따라 형법이 적용된다"며 "법원 판단을 기다려봐야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경찰 수사 결과를 통보받은 후 세부 내용을 검토해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합병원 지정 여부를 비롯한 행정 처분을 내리고 6월까지 신생아중환자실 근본 개선을 위한 TFT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국회 차원에서 이대목동병원 신생아중환자실 사망 사고 사례 검토 위원회를 꾸려 논의가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질병관리본부 관계자는 "수사 중인 내용이라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기 어렵다"고 일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