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공기업 수장에 기획재정부 관료들이 여럿 선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4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KIC의 사장추천위원회는 최근 후보자를 3명으로 압축하고 기재부에 통보했다. 사추위는 기재부 국제경제관리관(차관보) 출신인 최희남 IMF(국제통화기금) 이사와 채선병 전 한국은행 외자운용원장, 홍택기 전 KIC 리스크관리본부장(CRO)을 추천한 것으로 알려졌다.

KIC 사장은 사추위가 추천한 후보자 중 기재부 장관이 제청해 청와대가 임명한다. 1200억 달러 규모의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KIC는 지난해 9월 은성수 전 사장이 수출입은행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반년 가까이 사장 자리가 비어있다.

유력한 차기 KIC 사장으로는 기재부 출신 최 이사가 거론되고 있다. 한양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9회)에 합격해 재정경제부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한 최 이사는 기재부 국제금융정책국장과 국제경제관리관 등으로 일한 국제금융 전문가다. 최 이사의 임기는 오는 11월 만료되지만, 중간에 임기를 채우지 못할 경우 다른 한국 대표가 최 이사를 대신해 임기를 채울 수 있다.

한은 출신 경쟁자들도 만만치 않다는 평가다. 홍 전 본부장은 고려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한은에 입행했다. 한은에서 투자운용실장, 외화자금국장, 외자운용원장을 지냈고, 2012년부터 2016년까지 KIC CRO를 역임했다. KIC 내부 사정에 밝다는 것이 다른 후보자에 비해 강점이다. 후보자 추천 과정에서 '한은맨'보다 'KIC맨'으로 분류됐을 정도다. 채 원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한은에 입행했으며 외자운용원 투자운용부장, 한은 뉴욕사무소장을 거쳐 외자운용원장을 지냈다.

신용보증기금 이사장에는 지난달 기재부에서 퇴직한 최영록 전 기재부 세제실장이 유력 후보로 꼽힌다. 최 전 실장은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행정고시 30회다. 기재부 세제실 조세정책과장과 조세정책관, 세제실장을 지냈다. 신보는 지난 1월 황록 이사장이 임기 1년 8개월을 남기고 돌연 사의를 표명한 상태다. 황 이사장이 새 사람이 올 때 까지 직무를 수행하고 있다.

5월 임기가 끝나는 곽범국 예금보험공사 사장 후임에도 경제 관료 출신이 유력하다. 역대 예보 사장들을 보면 대부분 기재부(옛 재정경제부 포함) 출신 관료들이다.

금융공기업은 아니지만 농협금융지주 회장 자리에도 관료 출신 인사가 앉을지 관심이다. 김용환 농협금융 회장 임기는 4월말 끝난다. 김 회장은 실적을 내세워 3연임에 도전 중이다. 그러나 금감원 채용비리 청탁과 관련, 무혐의로 결론 났지만 김 회장이 검찰에 압수수색까지 당했다는 점에서 순탄하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 회장이 물러난다면 농협금융도 경제 관료 출신 인사가 회장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농협금융은 2012년 3월 출범 후 1대 회장인 신충식 전 회장을 제외하고 김 회장을 포함해 3명의 회장이 모두 경제 관료 출신이다. 금융권에서는 김 회장의 연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김석동 전 금융위원장과 김광수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 이름도 거론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