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글로벌 기업주도형 벤처투자(CVC·Corporate VC) 투자금 총액이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AI(인공지능), 오토테크(Auto Tech·자동차 기술) 분야 투자 규모가 크게 늘며 2016년보다 투자금 총액이 18% 증가했다.
전체 벤처투자 중 CVC가 차지하는 비중(20%, 투자 건수 기준)도 계속 증가하는 추세다. 평균 투자 금액 규모는 CVC(2200만달러, 한화 240억원)가 일반 벤처 투자(1700만달러, 한화 184억원)보다 23% 컸다.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CVC 회사는 구글 벤처스(GV)로 조사됐다. 삼성전자(005930)를 비롯한 삼성 그룹 계열사를 주요 주주로 둔 삼성벤처투자는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 총 투자금 규모 300억달러 돌파…AI 투자 81% 늘어
2일 미국 스타트업 투자 분석 업체 CB인사이츠(CBInsights)에 따르면 지난해 CVC 투자금 총액은 312억달러(한화 33조8000억원)를 기록했다. 2015년(291억달러) 정점을 찍은 후 2016년(265억달러) 다소 주춤했던 투자금 규모가 지난해 다시 늘어 최초로 300억달러를 돌파했다. 투자 건수도 1791건으로 290건 늘었다.
AI와 오토테크가 전체 투자금 규모 확대를 이끌었다. 2016년 21억달러(한화 2조2700억원)였던 AI 분야 투자금액이 지난해 38억달러(한화 4조1100억원)로 81% 불어난 것이다. 지난해 AI 스타트업에 투자한 글로벌 CVC 회사 수는 150개에 이른다.
아시아 지역 AI 투자가 확연히 늘었다. 2016년 CVC AI 분야 투자에서 아시아 비중은 13%였으나 지난해 27%로 증가했다. 퀄컴벤처스, 인텔 캐피탈 등 반도체 기업 계열 CVC 회사들이 아시아 AI 기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오토테크도 마찬가지다. 2016년 4억3100만달러(한화 4700억원)였던 CVC 투자금액이 지난해 19억달러(한화 2조500억원)로 급증했다. CVC 투자 건수도 2016년 21건에서 지난해 45건으로 114% 뛰었다.
◇ GV 가장 활발하게 투자…삼성벤처투자 10위
가장 활발하게 활동한 CVC 회사는 구글 벤처스(GV)였다. 지난해 투자 건수 70개를 넘겨 다른 CVC 회사를 압도했다. GV는 미국의 온라인 스토어 '브랜드리스(Brandless)', AI를 활용해 암치료 기술을 개발하는 바이오 기업 '그릿스톤 온콜로지(Gritstone Oncology)' 등에 투자했다.
AI 반도체 기업 '호라이즌 로보틱스(Horizon Robotics)' 등에 투자한 인텔 캐피탈이 두 번째, 세일즈포스 벤처스가 세 번째로 이름을 올렸고, 퀄컴 벤처스(4위), GE 벤처스(5위)가 뒤를 이었다.
한국 업체 중에선 삼성벤처투자가 중국 푸싱(復星·FOSUN)그룹 계열 CVC 회사인 푸싱 RZ 캐피털(8위)이어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삼성벤처투자의 2016년 순위는 17위였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AI 메모리 기술을 가진 디파이테크(DeePhi Tech) 등 AI 분야 스타트업에 적극적으로 투자했다. 삼성이 지난해 삼성벤처투자, 삼성넥스트, 삼성카탈리스트, 삼성오토모티브를 통해 투자한 AI 관련 회사는 10개 이상인 것으로 알려진다. 삼성벤처투자는 지난해 LG디스플레이와 함께 열활성화지연형광(TADF) 소재 기업 '사이노라(CYNORA)'에 투자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