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지주(004990)가 27일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에서 연 임시주주총회에서 롯데지알에스와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등 6개 계열사를 분할 및 흡수 합병하는 안건이 의결권을 지닌 참석 주주 87.03%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로써 한때 75만개에 달하던 롯데그룹 순환출자고리가 완전히 해소됐다. 또 롯데지주 산하에 편입된 계열사는 기존 42개에서 51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날 임시주총은 지난 13일 신동빈 회장이 법정구속된 이후 출범한 황 부회장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가 처음으로 맞는 경영시험대로 주목받았다.
이날 주주총회 의장을 맡은 황각규 롯데지주 대표이사(부회장)는 분할합병안 통과의 의미를 묻는 취재진의 질문에 "분할합병은 주주가치를 올리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주주들이 현명한 선택을 하실것으로 생각한다"며 "합병이 통과되면 투명성 확보와 지배구조의 거버넌스 확립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총수 공백 이후 일본롯데 측과 얘기를 나누었느냐는 질문에는 "다음에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 롯데 순환출자 고리 75만개 -> 0개로… 롯데지주 산하 계열사 지배력 강화
이날 임시주총에는 의결권 있는 총 주식 5811만5783주의 67.12%인 3900만9587주가 참석했으며, 이 중 3395만358주(87.03%)가 합병안에 찬성했다.
이날 주총에서 흡수합병안이 통과되며 롯데지주는 지난해 10월 출범 과정에서 발생한 신규 순환출자 및 상호출자를 모두 해소하게 됐다. 롯데그룹 순환출자 수는 2014년 6월 기준 75만개에 이르렀지만 지난해 롯데지주가 출범하며 11개로 줄어든 바 있다. 또 롯데지주에 편입한 계열사는 42개에서 54개로 늘어나게 됐다.
이번 합병으로 인해 의결권 기준 롯데지주의 특수관계인 지분율은 60.9%로 늘어난다.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 비중이 37.3%로 나머지 주주들의 의결권 지분율이 오르기 때문이다.
롯데지알에스와 롯데상사, 롯데로지스틱스, 한국후지필름, 대홍기획, 롯데아이티테크 6개 계열사는 4월 1일을 분할기일로 사업회사와 투자회사로 인적분할한 뒤 같은날 투자회사를 롯데지주와 합병할 계획이다.
당초 이날 합병 안건은 통과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롯데그룹 안팎의 관측이었다. 롯데 총수 일가와 관계사 등으로 구성된 롯데지주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의결권 기준으로 총 54.3%에 달했고, 신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여온 형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의 롯데지주 지분은 0.2%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신 회장이 구속된 다음날인 지난 14일 롯데지주 주가가 6.0% 폭락하며 우선매수청구권 기준가인 6만3635원을 하회해 기관투자자와 소액 주주가 반대표를 던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지만, 지난 26일 종가가 6만3900원으로 반등해 우려가 불식됐다. 또 세계 최대 의결권 자문사 ISS가 분할합병안에 대해 찬성권고를 한 데 이어 지난 26일 대신지배구조연구소 또한 국내 기관투자자·연기금 등에 분할합병안 찬성을 권고하기도 했다.
◇ 日 롯데홀딩스 합병안에 찬성 입장… 소액주주 반발도
이날 주주총회는 당초 오전 10시 시작할 예정이었으나 "임시주총에 반대하는 주주의 비율을 밝혀라", "왜 의장이 아닌 법률대리인이 참석 주식수를 밝히느냐"는 등의 소액주주 반발이 이어지며 30분간 시작이 지연됐다.
황 부회장이 인삿말을 건낸 이후에도 고성이 오가는 가운데 이날 안건인 '합병 및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 표결 시작까지 1시간 25분이 소요됐다. 이 과정에서 "법을 무시하니 총수가 구속된 거 아니냐", "이재용 부회장은 집행유예로 석방됐는데 왜 신 회장은 법정구속됐느냐"는 소액주주 발언이 나와 눈길을 끌기도 했다.
황 부회장은 구속된 신 회장에 대한 일본 롯데홀딩스의 지속적인 지지 여부에 관한 소액주주의 질문에 "일본 롯데홀딩스가 대리인을 통해 이날 분할합병안에 찬성 의견을 전했다"고 답하기도 했다. 앞서 신 회장은 지난 21일 일본 롯데홀딩스 공동대표에서 사임한 바 있다. 일본에선 임원이 실형을 선고받을 경우 해임, 또는 사임하는 것이 관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