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 경영정상화를 위한 정부 지원안을 협의하기 위해 방한 중인 배리 엥글 GM본사 해외부문 사장이 22일 고형권 기획재정부 1차관과 이인호 산업통상자원부 차관을 잇따라 만난다. 이에 따라 한국GM에 대한 GM본사의 신규투자 계획 등이 정부측에 제시될 지 주목된다.

기획재정부와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엥글 사장은 이날 서울 모처에서 오전 고형권 기재부 1차관에 이어 오후에는 이인호 산업부 차관을 만난다. 기재부와 산업부는 면담 내용을 종합해 이날 오후 늦게 공동 보도자료를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배리 앵글 GM 총괄 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사장(오른쪽)은 지난 20일 오전 국회를 방문해 한국GM 대책 TF 위원장 등 의원들과 면담했다. 왼쪽은 카허 카젬 한국GM 사장.

이날 면담은 한국GM 경영정상화 방안에 대한 정부와 GM 미국 본사간 협의가 본격화된다는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 앞서 엥글 사장은 전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을 만나 한국GM 2대주주(17.02%)인 산업은행의 유상증자 참여 등 자금지원을 전제로 한국GM에 대한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 산업은행이 제시한 요구사항을 큰 틀에서 수용하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 차관과 이 차관도 GM측이 요구하는 지원안에 대한 정부 입장을 전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GM 본사는 한국GM의 부평, 창원 공장을 유지하는 조건으로 산업은행에 대해 5000억원 가량의 증자 참여를 요청했다. 또 GM 본사가 한국GM에 빌려준 대출금 중 이달 말 만기가 돌아오는 7000억원에 대해서도 산업은행이 대출 형식으로 지원해 달라고 요구했다. 정부측에는 부평, 창원 공장을 외국인투자지역으로 지정해 법인세, 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는 요구 조건을 내세웠다.

정부 측은 이같은 GM의 요구에 대해 산업은행의 한국GM 경영실사 결과를 봐야 수용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또 GM본사의 한국GM에 대한 신규투자 계획을 면밀히 살펴본 이후에야 정부 지원 형태와 규모 등을 논의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정부 내부에서는 GM 본사가 신규 투자 없이 한국GM의 기존 경영부실을 털어내기 위해 실시하는 출자전환 등을 도와주는 모양새가 연출돼서는 곤란하다는 기류가 강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