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GM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2월말까지 이해 관계자들은 긴급 조치를 취하고 의미있는 진전을 이뤄야 한다"

GM본사가 중대 결정을 내리는 시한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GM본사가 이야기하는 의미있는 진전은 정부 지원과 노사 임단협 타결이다. 정부 지원과 관련해서는 이해 관계자들이 물밑 협상을 시작한 상태다. 정부는 KDB산업은행을 통해 한국GM을 실사할 회계법인 한 곳을 잠정 결정한 데 이어 GM 측 실무진과 실사 일정 및 절차, 범위 등을 조율하고 있다.

꼬인 실타래가 풀리지 않는 것은 노사 임단협이다. 노조는 군산공장 폐쇄 결정에 반발해 강력 투쟁을 예고한 상태고, 회사는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며 노조에 양보를 요구하고 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사실상 2월말 임단협 타결은 물건너간 것이 아니냐는 전망이 많다.

평행선 달리는 노사… 공장 폐쇄 발표 이후 급격히 악화

한국GM 노사는 지난 1월 2018년 임단협을 최대한 빠르게 시작해 2월까지 마무리하자는 내용에 합의했다. 당시 분위기는 지금처럼 험악하지 않았다. 노조도 2차 교섭까지는 회사 상황이 많이 어려우니, 어느정도 양보가 불가피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고 한다. 상황이 돌변한 것은 지난 13일 회사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면서 부터다.

20일 앵글 배리 GM 부사장(왼쪽에서 다섯번째)과 카허 카잼 한국GM 사장(왼쪽에서 일곱번째)이 국회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회의실을 방문했다.

회사가 군산공장 폐쇄를 발표하고, 인력 구조조정 등을 진행하면서 노조를 강하게 압박하자, 노조는 국회와 정부를 상대로 장외투쟁으로 맞섰다.

양측 입장차이도 크다. 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신차 배정을 위해 구조조정의 불가피성을 피력하고 있다. 사측은 현재 임단협 사항 중 노조 측에 ▲군산공장 완전페쇄 및 희망퇴직 ▲ 부평·창원공장 인력 구조조정 ▲신차 투입 확정을 위한 임금동결 ▲성과금 및 각종 비용 절감 등을 제시할 방침이다. GM 본사가 한국 시장에서의 생산량 축소 및 인건비 절감에 따른 수익성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 GM 본사는 한국GM의 생산능력을 연간 91만대에서 50만대로 축소한다는 계획을 일찌감치 밝힌 상태다. 부평공장(44만대)과 창원공장(21만대)의 생산규모는 65만대로 GM 계획대로라면 군산공장 물량을 제외하더라도 15만대가량을 더 감축해야 한다. 또 이 부분에서 노조의 양보를 얻어내야 3월 GM본사는 물량배정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노조는 이 같은 사측의 일방적인 구조조정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 특히 노조는 사측에 군산공장을 포함한 1만7000여명의 근로자에 대한 고용 안전을 촉구하고 있다. 여기에 군산공장 폐쇄 철회도 요구한 상태다. 한국GM 노동조합은 20일 국회를 방문해 정부와 회사 측을 향한 9가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정부에 ▲GM의 자본투자·시설투자에 대한 확약을 받아줄 것 ▲한국GM 특별 세무조사 실시 및 노조가 참여하는 경영실태 공동조사 추진 ▲그동안 산업은행과 글로벌GM이 맺은 협의서 공개를 요구했다 .

사측에는 ▲군산공장 폐쇄 즉각 철회 ▲외국인 임직원(ISP) 및 상무급 이상 임원 대폭 축소 ▲차입금 전액 자본금 출자전환 ▲신차 투입에 대한 구체적 로드맵 확약 ▲내수시장 및 수출물량 확대방안 제시 ▲미래형자동차 국내 개발 및 한국GM 생산 확약을 촉구했다.

◇ 극적 타결 가능성도...희망퇴직 시한 얼마 안남아

지난 8일 2차교섭 이후 현재까지 노사는 3차 교섭일정 조차 잡지 못하고 있다. 회사측은 노조를 상대로 협상 테이블로 돌아오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노조는 국회나 정부를 찾아가 고용 문제를 앞세워 장외 투쟁에 나선 상태다. 노조는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 "2월 말이라는 시한은 GM의 일방적인 계획일 뿐"이라며 "(임단협을)2월말까지는 도저히 끝날 수가 없다는 얘기를 경영진에 전달했다"고 밝혔다.

전북 군산시 소룡동 한국 GM 군산공장 출고장.

다만 업계에서는 노조가 어느정도 양보할 경우 극적인 조기 타결 가능성도 남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최소 노조가 기본급 동결과 함께 성과급을 포기하면, GM본사는 신차를 배정해 한국 시장 철수라는 최악의 상황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노조가 연 약 1000만원의 성과급을 포기하면 한국GM은 1년에 약 1700억원의 인건비를 줄일 수 있다. 다행히 GM본사도 철수보다는 부평과 창원공장은 현상 유지에 무게를 두고 있다. 베리 앵글 GM 부사장은 20일 국회에서 "글로벌 자동차 시장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는 신규 차종 2대를 부평과 창원 공장에 투자하겠다"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직원들의 희망퇴직 신청 시한도 다음달 2일까지로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이 기간 동안 희망퇴직 신청을 안하면, 직원들은 1인당 약 2억원 가량의 보상금을 받을 수 없게 된다. 결국 노사 교섭 재개가 이뤄져야 희망퇴직과 관련된 협상이 이뤄질 수 있다.

회사 관계자는 "군산공장은 폐쇄하는 것으로 결정된 만큼 노조가 철회를 요청하더라도 받아들일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며 "현재는 임단협 결과가 중요한 만큼 일단 노조에 계속해서 교섭 재개를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