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대통령의 날'로 휴장한 뉴욕 증시가 이번주 첫 거래일에 일제히 하락 마감했다. 월마트의 실적 부진과 여전히 높은 국채 금리 등이 투자심리에 악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반도체를 비롯한 기술주가 강세를 보였지만 전체 시장을 달구지는 못했다.
20일(현지시각)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거래일보다 254.63포인트(1.01%) 하락한 2만4964.75에 장을 마쳤다. 앞서 6거래일 연속 상승 마감했던 다우지수는 이날 약세로 2만5000 고지를 다시 내줬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도 전거래일 대비 15.96포인트(0.58%) 떨어진 2716.26에 마감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 역시 5.16포인트(0.07%) 내린 7234.31에 거래를 끝냈다.
3대 지수는 개장 직후부터 지지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그나마 나스닥지수는 주요 기술주들의 강세에 힘입어 장중 상승 전환에 성공했지만, 좋은 분위기를 끝까지 이어가지는 못했다.
반도체 장비업체 AMAT와 램리서치가 각각 3.15%, 2.94% 올랐고 인텔·큐로브·아마존·알파벳(구글) 등 나머지 대형 기술주도 실적 개선에 대한 기대감에 순항했다.
반면 미국 최대 유통업체인 월마트 주가는 지난해 4분기 주당순이익(EPS)이 1.33달러라는 소식이 전해지며 10.2% 급락했다. EPS가 시장 예상치(1.37달러)에 미치지 못하자 매도 물량이 쏟아진 것이다. 월마트는 2015년 10월 이후 가장 큰 폭의 하락률을 나타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기술주와 금융 업종이 상승했고 소비재·바이오·통신 등은 약세를 보였다"며 "실적에 따른 업종별 차별화 장세가 특징이었다"고 분석했다.
뉴욕 증시는 장 후반 하락폭이 커졌다. 최근 글로벌 증시를 뒤흔든 장기 국채 금리가 다시 상승하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기 때문이다. 이날 재무부는 510억달러 규모의 3개월물 국채를 1.64%에 발행했다. 이는 지난 12일 발행한 국채 수익률보다 6bp(1bp=0.01%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10년물 국채 금리는 2.9% 수준까지 치솟았다. 다음날로 예정된 연방준비제도(연준)의 1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의사록 공개도 국채 금리 상승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풀이된다.
서 연구원은 "FOMC 의사록 공개와 연준 위원들의 발언을 앞두고 미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한국 증시도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증시에서는 영국 주식시장이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영국 FTSE100지수는 전날보다 0.01% 하락한 7246.77에 장을 마쳤다.
반면 범유럽지수인 스톡스유럽600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0.6% 상승한 380.51에 마감했다. 독일 DAX30지수와 프랑스 CAC40지수도 각각 전날 대비 0.8%, 0.6% 올랐다. 유로화 약세가 유럽 증시 상승 흐름에 기여했다.
국제유가는 혼조세를 나타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4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당 0.24달러(0.4%) 오른 61.79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반면 런던 ICE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 4월물은 전날보다 0.42달러(0.6%) 하락한 65.25달러를 기록했다.
금값은 달러화 강세의 영향으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상품거래소에서 4월 인도분 금 가격은 온스당 25달러(1.8%) 하락한 1331.20달러를 기록했다.